'이두나!' 양세종 "군대 공백기만 4년? 두렵지 않아요" (종합) [인터뷰]
[OSEN=연휘선 기자] 20대 초반의 순수함에 안녕을 고한다. 하지만 여전히 연기에 있어서만은 누구보다 순수하게 진지한 배우. 4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양세종을 만나봤다.
양세종은 2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두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양세종은 남자 주인공 원준 역을 맡아 타이틀 롤 두나 역의 수지와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촬영하면서 되게 행복했다"라고 운을 뗀 양세종은 "수지 씨랑 감독님, 촬영감독님 그리고 다른 스태프 분들이랑 합이 잘 맞았다. 작품 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소통하면서 힘든 부분도 별로 없었다. 엄청 합이 잘 맞았던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동하면서도 '이두나!' OST를 들으면서 왔다. 계속 생각에 맴도는 작품이다. 두번 봤다. 마음이 아리더라"라고 말했다.
결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바. 양세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이 다시 언젠가 다시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확신이 든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지 않았을까"라며 "헤어진 상태라는 건 아니다. 그 쪽보다는 언젠가 다시 만날 거란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양세종은 '이두나!'를 통해 2019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나의 나라' 이후 4년 만에 드라마로 대중을 만났다. 그 사이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2021년 전역했다. 군대로 인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4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그럼에도 양세종은 "어색함은 없었다. 집중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감독님이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엄청 도와주셨다. 긴장하면서 촬영하진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다만 그런 양세종에게도 큰 변화의 움직임은 있었다. 바로 "'이두나!'가 제가 할 수 있는 20대 순수한 청년 연기의 마지막인 것 같더라"라는 것. 양세종은 "제가 저의 평상시 모습을 떠올렸을 때 더 이상 20대 초반의 순수한 청년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원준이를 마지막으로 20대 순수 청년으로 해보고 싶었다"라고 선택 이유와 함께 작품에 대한 애착을 밝혔다. 실제 양세종은 원준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도 두나를 미워한다기 보다 그 사람 걱정을 먼저할 것 같다"라며 순수한 매력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양세종이 더 이상 20대 로맨스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대 청년 역할게 순수한 대학생 만은 있지 않을 거다. 살인마 범죄자도 있을 수 있고, 다른 성격의 청년도 있을 수 있다. 또 반대로 30대에 순수한 로맨스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원준과 또 다른 열할들에 대한 열의와 차이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양세종은 가장 좋아하는 '이두나!' 속 장면에 대해 "한정식집을 시작으로 지하철까지 이어지는 장면을 볼 때 너무 마음이 아렸다. 두나와 원준 서로의 입장이 너무 이해가 됐다. 두나 입장에서 봐도 핸드폰도 오랜만에 쓴 거라고 할 정도로 얼마나 바빴나. 그런데 원준이도 공부하고 사무관이 돼서 가족도 생각해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서로 지하철로 가서 펑펑 우는데 그 모습이 저한테 엄청 크게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그가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영향을 받는 것도 이처럼 가슴을 울리는 부분이라고. 양세종은 "어떤 성향을 가진 캐릭터나 작품, 장르에 제한을 두지 말자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심장이 뛰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 구체적이거나 정확한 설명에 어려워하면서도 양세종은 "내가 흥미롭게 보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 내 심장이 뛰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래야 제 연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작품에 대한 접근 방식도 변화했다. 과거 작품이 정해지면 소위 '골방' 같은 원룸을 선택해 캐릭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던 그는 "이제는 골방엔 들어가지 않는다. 작품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회사에 연습실이 있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두나!' 이후 양세종의 차기작 선택은 길어지고 있다. 그는 "작품을 기다리면서 겁나거나 두려움은 느끼지 않는다. 제가 느끼는 건 다음 캐릭터를 맡았을 때 이걸 내가 잘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그래서 잘해야 하는데 온전히 인물에 빠져서 연기해야 하는데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기다리면서에 대한 두려움이나 겁, 부담은 별로 안 느끼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작품 선정 기준에 대해 왜 이렇게 길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멜로가 됐든 장르물이 됐든 누아르가 됐든 특정적인 사이코패스가됐든 무엇이 됐든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느낌을 받을 때"라며 "대중에게 잊혀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걱정한 만큼 더 할 수 있는 걸 잘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전역하기 6개월 전부터는 시나리오를 봤다"는 그는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연기에 대해 고민했다. 남들이 보는 내 매력이 뭐냐고 물어볼 때 모르겠다고 했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제가 진지한 건 사실인데 가까운 주위에서 저를 얘기하는 건 다 상남자라고 한다. 그러면 다들 놀라는 반응이다. '사랑의 온도' 온정선 같은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그래서 나중에는 상남자 같은 멜로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두나!'는 두나 입장, 원준이 입장, 그리고 어느 입장에서 봐도 뜻깊은 작품일 것 같다. 다 보고 나시면 뭔가 언젠가 겪어봤을 사랑에 대한 향수도 느끼실 것 같고. 두나와 원준이에 대한 감정도 깊어질 것 같고. 그런 것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저도 정주행을 두 번 했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힐링되는 부분도 있었다. 울컥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도 울컥했다. 이정효 감독님이랑 수지 씨한테 매우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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