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뒤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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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이 재난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들이 공유하는 재난안전통신망에 접속해 있으면서도 지난 7월 '오송 참사' 당시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정부가 1조5천억원을 들여 구축한 재난안전통신망이 '무용지물'이었단 비판이 나오자 대통령실이 뒤늦게 통신망에 접속했지만, 이후에도 실질적인 재난 대응에는 미온적이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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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오송 참사 때 아무 지시도 내리지 않아
매일 한 차례 송수신 체계 점검 교신 훈련도 불참
‘재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이 재난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들이 공유하는 재난안전통신망에 접속해 있으면서도 지난 7월 ‘오송 참사’ 당시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참여기관들의 송수신 체계를 점검하는 정기교신 훈련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정부가 1조5천억원을 들여 구축한 재난안전통신망이 ‘무용지물’이었단 비판이 나오자 대통령실이 뒤늦게 통신망에 접속했지만, 이후에도 실질적인 재난 대응에는 미온적이었단 것이다.
27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겨레에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두고 “재난의 컨트롤타워,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 맞다”고 밝힌 지난해 11월7일 재난안전통신망 공통통화그룹에 처음 접속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마련된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 소방, 해양경찰 등 재난 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국 단일 통신망인데, 시스템 활용을 위한 훈련이 미비해 이태원 참사 당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단 비판이 나왔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대통령실은 이후 중앙 또는 지역 단위 113개 공통통화그룹, 일종의 단체 대화방에 접속하긴 했으나 실제 통화 사용량은 전무했다. 재난안전통신망 표준운영절차에 따르면 주관기관들은 매일 한 차례 참여기관의 송수신 유지체계를 점검하는 정기교신 훈련을 하며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이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통령실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한 적이 없단 뜻이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지난 7월15일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참사 당시 ‘충북재난상황실01’ 그룹의 통화그룹에도 접속해 있었는데, 당시에도 해당 그룹에서 대통령실의 통화량은 ‘0초’였다. 이후 언론이 앞다퉈 ‘이태원 참사에 이어 오송 참사에서도 재난안전통신망은 무용지물이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자 참사 발생 열흘 만인 7월25일 오후 3시께 대통령실은 ‘중앙재난상황실’ 두 개 그룹을 제외한 모든 광역 단위 통화그룹에서 접속을 종료했다.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통령비서실은 재난안전통신망의 광역 통화그룹에서 일괄적으로 접속 종료한 이유를 묻는 정태호 의원실의 질의에 “대통령실의 통신장비 운용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실의 보안 관리 등과 연계돼 공개하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정 의원은 “재난 컨트롤타워임을 천명하고도 대응을 제대로 못한 대통령실이 책임을 회피하고 향후 지역 단위 재난 대응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 광역 재난안전통신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향후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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