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컨설턴트 1명에게 사례금 ‘3.4억’…5년간 강의료 91억 쓴 중진공

[레이더P]
외부강연 5년간 무려 2만5642건
매일 14건씩 강의 진행한 셈
시간당 100만원이상 고액강연도
중기부 장관 “전체 기관 감사할 것”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중견기업 출신 컨설턴트 한 명에게 3억원 넘는 사례금을 지급하는 등 지난 5년 간 외부 강의료에 91억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중진공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진공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2만5642건의 외부 강연을 주관했고 강사비로 총 91억2276만원을 지출했다. 1년에 5128건, 하루 평균 14건의 강의를 진행한 셈이다.

초빙 강사 중에는 대학교수, 컨설턴트는 물론 개그맨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5년 간 누적 강의료 1위를 기록한 조 모씨(컨설턴트)는 총 3억4361만원을 수령했다. 2위 송 모씨(교수·2억700만원, 3위 오 모씨(중소기업 팀장·1억8340만원), 4위 정 모씨(교수·1억78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누적 강사료 상위 20위권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전직 임직원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중진공은 ‘강의료 1위’ 조씨와 관련 “5년 간 총 118개 과정을 운영했으며 강의료는 시간당 12만3000원 수준”이라며 “강사료 지급 기준의 투명성 제고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중진공 측에선 “강사료는 외부 중소·벤처기업 직원들의 연수를 위해 지출된 금액”이라며 “공단 내부 직원 강의용으로 쓰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간당 100만원 이상의 초고액 강의를 진행한 사례도 7건 있었다. 한 공중파 공채 개그맨 출신 오 모씨는 올해 4월 신입직원 교육을 2시간 동안 진행하고 200만원의 강의비를 받아갔다.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기계공학부 교수인 최 모씨는 2020년 5월과 올해 5월 총 3차례에 걸쳐 4시간 강의를 하고 4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사례비 상한을 시간당 40만원으로 규정한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이다.

중진공 내규에 따르면 D~A등급 인사까진 시간당 10~15만원이지만, S등급으로 분류되는 인사에 대해선 ‘별도 소관이사가 정한다’고만 돼 있어 지급 상한이 없다. S등급 부여 기준도 ‘소관이사가 인정하는 자’라고 돼 있어 사실상 아무에게나 등급 부여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종배 의원은 “내규 개정을 통해 강의료 상한액을 명시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 “강의료와 관련해 중진공 이외에도 전체 (산하)기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