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에 ‘조용한 핼러윈’…소상공인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올해는 예년에 비해 핼러윈 관련 제품 주문량이 10~15% 정도 줄었습니다. 핼러윈이 한 해 가장 큰 대목이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마지막 주말, 국내 유통업계가 국민 정서 등을 이유로 이번 핼러윈 마케팅을 대폭 축소하는 가운데 핼러윈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이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어린이용 핼러윈 파티 의상, 호박 모양의 사탕 바구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종합쇼핑몰 A업체는 예년에 비해 올 핼러윈 관련 매출이 10~15%가량 감소했다. 어린이집 등에서 핼러윈 이벤트를 챙기는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A업체 대표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핼러윈 용품을 아예 안 팔 수는 없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품 판매는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박, 유령 모양의 핼러윈 관련 스티커, 인테리어용 가랜드 등을 판매하는 수제 파티용품 판매 업체 B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B사에게 핼러윈은 인터넷 주문 홈페이지에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어 둘 정도로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었다. B사 대표는 “우리는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도소매 업체인데, 올해는 대기업들도 핼러윈은 건너뛴다고 하니, 영세한 우리로선 상황이 더 안 좋다”고 했다.
핼러윈, 빼빼로데이 등 매 시즌 컨셉과 분위기에 맞춰 마카롱을 디자인 판매하는 디저트 가게 C 업체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C사 대표는 “핼러윈,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가을과 겨울이 대목인데 예년에는 학원,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주문이 500개씩 들어오곤 했지만 올해는 주문량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같은 국민으로 어쩔 수 없는 분위기를 이해한다. 올해는 빼빼로데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화점·대형마트·테마파크·편의점 등 국내 유통업계는 이번 핼러윈 관련 마케팅을 대폭 축소하거나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가적 고통의 시간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영업·소상공인들 역시 소비자들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형성된 것”이라며 “앞으로는 우리만의 대체적인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도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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