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불 때도 냉기 돌 때도… 韓中외교 조율했던 '지한파'
삼성 시안 반도체공장 방문도
27일 심장병으로 세상을 뜬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는 생전에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 지도부에서 '지한파'로 통했다.
그가 총리로 재임하던 때 한중 관계는 최고의 전성기와 최악의 냉각기를 모두 겪었다.
리 전 총리는 1995년을 시작으로 2005년, 2011년, 2015년 등 네 차례 한국을 찾았다. 1995년 공산주의청년단 제1서기 자격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던 그는 특히 2019년 10월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환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국무원 부총리 시절이던 2011년에는 한국 정부 초청으로 기자단 등 80여 명을 이끌고 방한해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2015년 11월 한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당시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리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며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가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어 2인자로 군림하는 동안 한중 관계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중 관계는 2014년과 2015년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이 서울과 베이징을 방문해 정상급 셔틀 외교를 펼치면서 최고조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6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구체화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더해 한미가 북핵 위협의 대응 수단으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합의하면서 한중 관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리 전 총리는 사드 사태 이후 한국 정상급 인사를 만날 때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외교부는 "정부는 리 전 총리가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표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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