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사랑했던 그 에이스가...' 끝내 KS 등판 없이 美로 떠났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인사와 함께

김우종 기자 2023. 10. 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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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LG 트윈스가 아담 플럿코(왼쪽) 영입 당시 공개한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이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LG 트윈스 제공
아담 플럿코.

LG 트윈스의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아담 플럿코(32)가 결국 미국으로 떠났다. LG는 외국인 원투 펀치 중 한 명이 없는 상태에서 결국 한국시리즈에 임하게 됐다.

LG 트윈스 구단 관계자는 27일 "플럿코가 이날 오후 4시 미국으로 출국했다"면서 "그동안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재활에 매진했지만, 구단과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 오늘 출국했다"고 밝혔다.

플럿코는 구단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응원을 전했다. 플럿코는 "LG 트윈스 팬 분들께 지난 2년 동안 우리 가족의 안식처가 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플럿코는 "제 아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아내도 한국을 정말 사랑했다. 저희 모두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플럿코는 팀 동료들을 향해 "제가 여러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아실 것"이라면서 "지난 2년간 우리는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저는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질 때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LG트윈스의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플럿코는 "김현수가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 줬다. LG트윈스는 왕조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함께 할 수 있음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플럿코는 "말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 LG트윈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다. 선수단도 원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서 "저는 평생 LG트윈스를 응원할 것이다. LG 트윈스가 저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LG 트윈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승리할 것이다. LG트윈스 파이팅.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LG 플럿코.
LG 플럿코.
플럿코는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지명을 받고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플럿코는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88경기(273⅔이닝)에 출전해 14승 14패 3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39의 성적을 올렸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35경기에 출전해 44승 44패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무대에 입성한 플럿코는 지난해 KBO 무대에서 28경기에 선발 등판, 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로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162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149개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3위였다.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투수를 LG 트윈스가 놓칠 이유는 없었다. 결국 플럿코와 LG는 다시 함께 손을 잡았다. 시즌이 끝난 뒤 총액 140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 연봉 80만달러, 인센티브 3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하며 한국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또 LG는 다른 외국인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위력 넘치는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축했다.

올 시즌에도 플럿코는 계속해서 '대체 불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성적은 11승 3패 평균자책점은 2.41이었다. 특히 전반기에서는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로 맹활약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 조금씩 투구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6월에는 5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맹위를 떨쳤던 플럿코가, 8월에는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19로 난조를 보였다. 이어 8월에는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2.93을 마크했다. 급기야 지난 8월 26일 NC전에서는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에 강판당했다. 스스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사를 표현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검진 결과 왼쪽 골반 타박상 진단이 나왔다. 당시에는 회복까지 약 4~5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LG 플럿코. /사진=뉴시스
아담 플럿코. /사진=OSEN
아담 플럿코. /사진=LG 트윈스 제공
LG는 시즌 막판까지 플럿코가 회복할 거라 믿고 기다렸다. 지난 9월 23일에는 1군 선수단에 합류해 불펜 피칭까지 실시했다. 몸 상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경우, 곧 실전 경기에 투입될 것으로 보였다. 더욱이 LG는 당시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1위 싸움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사령탑인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역시 플럿코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염 감독은 "정규 시즌에 한 번은 던지게 할 것이다. 그래야만 저와 코칭스태프가 플럿코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부족하다면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후)남은 기간에 준비시킬 수 있다. 그런데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계속 경기를 잡고 뛰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게 염 감독이 플럿코의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플럿코는 지난 시즌에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고, 정작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플럿코는 시즌 종료에 앞서 담 증세를 호소하면서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정규시즌을 다 마무리하지 못한 채 공백을 겪은 것. 결국 추가 등판 없이 지난해 10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곧바로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7피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 난타당하고 말았다. 당시 LG가 6-7로 패하면서 분위기를 키움에 넘겨줬고, 결국 3차전과 4차전을 내리 내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똑같은 악몽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LG로서는 지난해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는 없었다. 염 감독이 "플럿코의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은 무조건 눈으로 직접 할 것"이라면서 더욱더 강경하게 나섰던 이유였다. 그러나 끝내 플럿코의 등판은 불발되고 말았다.
◆다음은 플럿코의 영상메시지 전문
LG트윈스 팬 분들. 지난 2년 동안 저희 가족의 안식처가 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제 아들은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고, 아내도 한국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저희 모두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팀 동료들!

제가 여러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지난 2년 간 우리는 정말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저는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질 때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LG트윈스의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김현수 선수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 주었고, LG트윈스는 왕조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함께 할 수 있음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LG트윈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고, 선수단도 원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LG트윈스를 응원할 것이고, LG트윈스가 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LG트윈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승리할 것입니다. LG트윈스 파이팅! 감사합니다.

플럿코. /사진=뉴시스
아담 플럿코.
플럿코.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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