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새로운 지평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비의 윤리>, <종교철학산책>

불교와 유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온 윤영호 박사가 <자비의 윤리>와 <종교철학산책> 등 의미 있는 종교철학서 두 권을 펴냈다. 신선하고 탁월한 접근으로 학계의 인정을 받아온 윤영호 박사의 이번 연구는 철학계는 물론 종교계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로 조명될 것으로 생각된다.

<자비의 윤리>에서 저자는 실존적 고민을 토대로 구상한 형이상학적 틀거리로, 현대 윤리학의 주류적 토대이자 서양 사상의 근간이 되어왔던 헤브라이즘(기독교)과 헬레니즘(그리스철학)의 ‘사랑’ 개념과 불교의 사랑 개념에 해당하는 ‘자비’를 비교 연구하여 새로운 윤리학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인간과 지구가 몰락해가는 원인으로 지목받는 인간중심주의의 대안으로 모든 생명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포함하는 불교 정신 ‘자비’에 주목한다. 서양 윤리와 기독교의 역사를 가로지르며 펼쳐가는 논리의 흐름이 인상적이고, 설득력 있다.

학계에 발표했던 논문과 강의 연구 결과를 모아 펴낸 <종교철학산책>은 불교와 유교에 있어 역사적으로 첨예한 대립을 펼쳤던 7개의 주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 각 종교의 오랜 역사를 지탱해온 사상과 철학을 대중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특히 책의 서두에서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과 죽음 등의 경험을 초월적인 존재나 원리와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하고 해결하려는 인간 행위의 총체이다.”라고 정의한 종교의 의미가 인상적이다.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자리를 잃어가는 종교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부분으로, 다양한 종교를 가로지르며 각각의 철학을 연구해온 윤영호 박사의 성과와 통찰이 돋보인다.

종교 다원주의의 시대에 종교 간의 대화와 평화를 위한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깊이 있는 한 권으로 소개한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병태 기자 pian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