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같이 있고 싶어 시작한 골프 … 꿈의 무대서도 함께"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0.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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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최경주 차남 최강준
듀크대 2학년, 美 대학리그 누벼
페이드·벙커샷 잘 쳐 부전자전
드라이버샷 캐리 거리 295야드
"멀리 치는 것은 내가 더 잘해"
최종 목표는 PGA투어 챔피언
듀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최강준은 아버지 최경주의 뒤를 이어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듀크대학교

공이 끝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휘는 페이드를 구사하고 벙커에서 홀 주변에 붙이는 모습을 보면 한국 남자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경주가 단번에 떠오른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과 부전자전이 딱 어울리는 건 최경주의 차남 최강준이다. 듀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누비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최강준은 지난 26일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훈련하고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비슷한 점이 많다. 페이드샷과 벙커샷을 잘하는 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 같다. 언젠가는 꼭 아버지와 PGA 투어에서 함께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강준이 처음부터 프로골퍼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최강준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꿈을 꿨다. 그러나 10세 때 골프의 매력을 알게 됐고 그는 아버지 최경주의 뒤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최강준은 "골프장보다는 야구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날부터 골프가 재미있어졌다. 아버지께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을 했더니 지금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며 "아주 가끔 후회할 때도 있지만 골프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골프를 즐기면서 쳐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아버지 최경주(오른쪽)와 코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강준. 최경주 인스타그램

아버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최강준이 골프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그는 "프로골퍼인 아버지가 야구장에 함께 가는 건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내가 골프를 치면 아버지와 하루 종일 함께할 수 있는 엄청난 장점이 있었다"며 "골프를 시작한 뒤 아버지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돼 행복했다. 내게 정말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 준 골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캐리 거리가 295야드인 최강준은 미국 대학 골프 선수답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한다. 그는 "웬만해서는 돌아가지 않고 핀을 직접 노린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공격적으로 치는 것 같다"며 "버디와 이글 등을 잡았을 때만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은 엄청나다. 아버지보다 나은 게 하나 있다면 드라이버샷 거리"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꼽은 장기는 퍼트다. 최강준은 "중학교 때까지 그린을 많이 놓치는 선수였는데 어떻게든 파를 잡아내기 위해 퍼트 연습을 열심히 한 덕을 보고 있다. 퍼트의 경우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벙커샷도 여러 상황에 맞춰 칠 수 있다. 샷 정확도를 조금만 더 높인다면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준이 최종 목표로 삼은 건 PGA 투어다. 현재 듀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PGA 투어 유니버시티를 통해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누비고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PGA 투어 유니버시티를 통해 PGA 투어에 직행하는 것을 생각해봤을 것"이라며 "2학년과 3학년 재학 기간에 제대로 준비해 4학년 때 승부를 보려고 한다. PGA 투어 유니버시티라는 특별한 기회를 반드시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최강준은 학업과 골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잠을 자는 시간까지 줄여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그는 "대학교에 와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효율적인지 알게 됐다. 아침에 수업을 듣고 골프 연습을 마친 뒤 새벽까지 공부하는 게 쉽지 않지만 재미있다"며 "지금의 경험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버지처럼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100%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강준은 PGA 투어에서 아버지와 함께 경기하는 제이 하스, 빌 하스와 같은 부자 골퍼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는데 앞으로도 그러면 좋겠다. 아버지처럼 PGA 투어 우승자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대회에 같이 출전하는 건 셀 수도 없이 많이 상상해본 장면이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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