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벤처투자 풀어야 혁신동력 마련"
한국 경제가 0%대 저성장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벤처투자(CVC) 같은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혁신 성장을 돕기 위해 인력,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정부가 앞장서 조성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27일 한국경영학회는 '글로컬 신산업 혁신생태계와 정부혁신'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명지대 교수)을 비롯한 국내외 경영학 전문가 100여 명과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원장, 김연성 차기 한국경영학회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은 "대한민국은 저성장이 고착화됐으며 기업가정신이 바닥에 떨어졌다"며 "신산업을 개발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와 경영활동을 해야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 1분기까지 수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2023년은 대한민국 무역이 고꾸라진 원년으로 기록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영달 한국경영학회 부회장(동국대 교수)은 "구글은 20년 넘게 월 1건 이상의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며 "4대 그룹 등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경영학회는 '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해 미국형 CVC 제도와 액셀러레이터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이 잘 자리 잡은 만큼 이들이 혁신을 이끌 수 있게 지분이나 투자 등 규제를 풀어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기만 하면 규제가 엄격해지고 보수적으로 집행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실질적인 사례도 공유됐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포스텍이 만든 뛰어난 배양육 스타트업이 있지만 국내보다 미국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한다고 한다"며 "한국에서는 세포 추출이 연구용만 가능하지 상업용은 규제로 막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국내 10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다 합해도 애플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해외에는 없는 지주회사, 상호출자 금지 같은 규제를 떠안고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황인혁 매일경제 산업부장은 "전 세계가 제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산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는 투자 규제, 인력 문제가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이 가능해지면 새로 생겨나는 산업에서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의 규제 개혁과 혁신은 순환경제에서 생길 많은 기회를 잡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경영학회는 대한민국 기업가 명예의 전당 행사를 열고 고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선대회장(창업주)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헌액식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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