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2 탈환 자신감 붙은 SK하이닉스 …"K낸드의 봄 온다" 결단
SK하이닉스 1조원 차익에도
시장 회복 조짐에 합병 반대
삼성전자 감산 효과도 톡톡
낸드값 4분기 15% 오를 듯
합병 무산에 韓 반사이익
기술 초격차 더 벌릴 전망
27일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 지위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 주주인 SK하이닉스가 합병을 반대한 것은 예상보다 낸드 시장 업황 회복 수준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낸드 시장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 SK하이닉스가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합병에 찬성하면서 1조원 이상 투자수익을 얻고 '익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회복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당장의 이익보다 중장기적 시장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을 내렸다.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판매량도 늘고 있다"며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27일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 등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4분기 고정거래 가격이 10~15%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종전 전망치(8~13%) 대비 예상 상승폭이 커졌다.
모바일용 메모리 제품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감산 효과가 거론된다. 낸드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낸드 구세대 성숙 공정 제품의 생산량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감산에 동참하며 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키옥시아 투자 주체인 베인캐피털이 합병안에 대해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병안은 WD가 51%로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가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등 주요 경영진 자리를 당장 키옥시아에서 더 가져간다고 해도 추후 WD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주주들이 합병에 찬성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최종 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중국 정부 당국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난망하다는 판단도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 불발로 삼성전자는 공고한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도 톱2 기업에 대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 점유율은 31.1%를 기록했다. 반면 키옥시아와 WD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34.3%로, 1위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의 17.8%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불황기에도 양사가 추구해온 '기술 초격차' 투자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주력 제품인 7세대(176단) 낸드 수율이 지난 분기부터 대부분 성숙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제품은 회로 미세화나 층수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세대가 지날수록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원가 절감은 물론 성능과 전력 효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양산을 시작한 8세대(236단) V낸드 수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재 개발 중인 10나노급 5세대(1b)D램과 내년 양산을 앞둔 9세대(300단 수준)의 집적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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