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숲 떠나 벼세권에 살래요"… 귀농수요 늘었다
팜크닉·촌캉스 SNS 인기
'시골카페' 주말 예약전쟁
"주말 예약을 세 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성공했어요. 차로 1시간 반 정도만 달리면 시골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 모씨(30)는 최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카페 '러스틱라이프' 방문을 예약했다. 시골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카페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해진 곳인데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강씨는 "'힐링'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좋은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예약이 더욱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카페 '르꼬따쥬' 역시 시간별 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한 한옥 카페로 SNS에서 청년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 '팜크닉(농장+소풍)'을 신청하면 음료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제공돼 농촌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촌(村)으로 떠나는 여행이 더 이상 중·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시골스러움'을 좇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MZ세대를 포함한 청·장년층이 주말이나 휴가를 맞아 농촌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도시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얻은 피로와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다는 인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귀농·귀촌에 관심을 갖는 이도 늘었다. 도심 역세권이 아닌 '벼세권'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따르면 귀농·귀촌에 대한 온라인 정보량은 2020년 11만1000건에서 지난해 16만8000건으로 51.4% 증가했다. 귀농·귀촌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정보량이 20만9000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에서의 창업도 청년의 새로운 진로 선택지로 자리매김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청년의 농촌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다른 지역과 협업해 청년의 농어촌 지역 창업을 돕는 '넥스트 로컬' 사업을 진행해왔다. 서울 청년들이 농어촌 지역에서 그 지역 자원을 활용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 소멸이 화두로 떠오르고 시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추진된 사업이다.
정부도 2027년까지 청년 농업인 3만명 육성을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청년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청년 창업형 스마트농업단지 사업 대상 지역을 올해 6㏊에서 내년에 40㏊로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유휴농지와 국공유지 등을 한국농어촌공사가 매입해 청년 농업인에게 장기 임대하거나 파는 사업으로, 청년들이 활발하게 스마트팜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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