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사라진 영동군청 "적응하니 오히려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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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기획감사과 A씨는 요즘 텀블러를 챙겨 들고 출근한다.
27일 영동군에 따르면 지난해 청사 내에서 사용된 종이컵은 한 달 평균 1만2천개에 달한다.
영동군은 지난 8월 포도축제와 이달 초 난계국악&와인축제에서도 1회용품 사용을 불허했다.
영동군은 1회용품 사용 억제를 읍·면사무소와 산하 기관·단체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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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 기획감사과 A씨는 요즘 텀블러를 챙겨 들고 출근한다.
청사 안 1회 용품 사용이 금지된 이후 물이나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다. 민원인이 올 때도 그는 종이컵 대신 깨끗하게 살균된 스테인리스 컵에 음료를 담아낸다.
그는 "처음에는 번거로웠지만 적응하고 나니 오히려 위생적이고 좋다"며 "생활 속 환경운동을 실천한다는 자부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영동군이 두 달째 종이컵 없는 근무환경 실험에 나서고 있다.
부서마다 수북하게 쌓아두고 쓰던 종이컵을 없애는 대신 '그린 영동'이라는 로고가 박힌 스테인리스 컵 2천개를 비치했다.
사용한 컵은 사무실 구석의 바구니에 모아진 뒤 전문업체의 세척과 살균을 거쳐 되돌아오는 시스템이다.
27일 영동군에 따르면 지난해 청사 내에서 사용된 종이컵은 한 달 평균 1만2천개에 달한다.
이를 구입하는 데 월평균 167만원이 들었고, 버려지는 쓰레기의 절반가량도 종이컵이 차지했다.
스테인리스 컵으로 바꾼 뒤 지난달 수거와 세척 등에 들어간 컵 관리 비용은 190만원이다. 종이컵 구입비를 웃돌지만 쓰레기 배출 비용까지 합치면 손해는 아니라는 게 영동군의 설명이다.
영동군은 지난 8월 포도축제와 이달 초 난계국악&와인축제에서도 1회용품 사용을 불허했다.
축제장 내 야시장 등은 다회용기만 쓰도록 했고, 와인 시음도 개인용 잔을 구입해 사용하게 했다.
그 결과 예년에 비해 40%가량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영동군은 1회용품 사용 억제를 읍·면사무소와 산하 기관·단체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영동군 환경과 정순남 주무관은 "각종 회의나 행사 때도 종이컵 등 1회 용기를 없앨 계획"이라며 "작은 실천이지만 환경을 지키고 자원을 아끼는 데 공직사회가 솔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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