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리커창 갑작스런 별세 주목…"시진핑 독재로 열외된 정치 대안"

문예성 기자 2023. 10. 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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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 2기 경제를 이끈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68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외신들도 리 전 총리 별세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과거 업적을 재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숙련된 경제학자인 리 전 총리는 퇴임 전까지 '2인자' 자리에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최고 지도부 사이에서 고립됐다"면서 "그는 시 주석의 충성파 그룹에 속하지 않은 유일한 현직 최고 관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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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시진핑 충성파에 속하지 않는 최고 관리"
가디언 "중국국민과 관료들 사이에 높은 인기"
NYT "중국 고학력 관리의 모범…성과 제한적"
NHK "리커창 별세로 현정권 비판 고조될 수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중국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 사망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중국 CCTV는 리 전 총리가 전날 상하이에서 심장병 발작을 일으켰고, 치료를 받았지만, 27일 오전 0시 10분(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2023.10.2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 2기 경제를 이끈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68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외신들도 리 전 총리 별세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과거 업적을 재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숙련된 경제학자인 리 전 총리는 퇴임 전까지 ‘2인자’ 자리에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최고 지도부 사이에서 고립됐다”면서 “그는 시 주석의 충성파 그룹에 속하지 않은 유일한 현직 최고 관리였다”고 전했다.

또한 전문가 입장을 인용해 “리 전 총리의 별세로 시 주석의 권력에 대한 제한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디언은 “리 전 총리는 더 자유로운 시장과 중국의 더 가난한 시민들의 옹호자로 기억될 뿐만 아니라 시진핑의 독재적인 부상으로 인해 열외된 정치적 대안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또 “리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중국 국민과 관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리 전 총리의 개혁파 성향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그가 지난 3월 전인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황허와 양쯔강은 되돌아가지 않는다”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학 박사학위를 가진 리 전 총리는 마오쩌둥 세대가 정치에서 멀어짐에 따라 부상한 중국의 고학력 관리의 모범”이라면서 “그는 총리로서 시장에 더 큰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민간기업들이 은행 대출과 토지 및 그밖의 자원들에 대해 국유기업과 동일한 접근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기억했다.

NYT는 “그러나 그의 노력은 그와 같은 파벌 구성원들이 영향력을 잃었기 때문에 제한적인 성과만 거두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 2기 경제를 이끈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68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사진은 리 전 총리가 2015년 11월 고위관리들과 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바이두> 2023.10.27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리 전 총리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눈길을 끌었고, 그가 추진해온 '리코노믹스'는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권력을 집중시킨 시 주속에게 권한을 빼앗겨 존재감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NHK방송은 “중국에서는 정치 지도자의 죽음을 계기로 정권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고,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 전 총리는 중국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청단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혁명 원로 자제로 구성된 '태자당' 출신의 시 주석과 함께 '5세대 지도자'로 불린다.

리 전 총리는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10년 동안 '중국 2인자'인 국무원 총리직을 수행해 공식적으로 경제 정책을 총괄했고 친시장적인 시장주의자로 평가받았고, 시진핑의 경제 정책과 다른 시각을 드러내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시진핑 1인 독주 체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결정적 시기마다 한번씩 소신 발언을 해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 주석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진핑이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면서 리커창은 시진핑이 주도하는 경제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주석의 그늘 아래 비운의 총리였던 리커창은 그 존재감이 옅어지다가 지난 3월 전인대에서 후임인 리창 총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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