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T 석학 한국서 모였다…"맞춤형 줄기세포 치료하는 시대 올 것"

이영애 2023. 10. 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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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그룹 주최 글로벌 포럼 27일 판교서 열려
한국·미국·일본 줄기세포 전문가 모여 임상 결과 공유
난치성 질환 해결책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주목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27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포럼에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제공

“개인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는 곧 현실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종 목표는 피부 섬유아세포(fibroblast) 등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다시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입니다.”

27일 경기도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미래 치료제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on Future Medicine) 2023’에서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한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분야 석학이다.

차바이오그룹에서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김 교수를 비롯해 히데유키 오카노 일본 게이오대 교수, 한인보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 등 각국의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자들이 참석해 그간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하고 논의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학계의 오래된 고민이었다”며 “인체 줄기세포를 이용해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17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69세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당시 환자는 파킨슨병 중증으로 거동이 힘들고 손발이 떨리는 현상이 있었다.

도파민 신경세포 이식은 동물 실험에서는 개선 효과가 입증됐지만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김 교수는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고 환자는 스키를 원활히 탈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임상 분석 결과는 2020년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렸다.

다만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당초 예상한 만큼 환자의 회복이 빠르게 않아서였다. 김 교수는 “임상 결과를 분석해 보니 치료 과정에서 혈액과 산소 공급의 제한, 세포사멸 유도, 항상성 불균형 등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줄기세포 치료법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김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뇌가 바늘을 위험인자로 인식하는 현상이 관찰됐다”며 “이식 시 조절 T세포를 함께 이식하면 바늘 외상 유발 사망(needle-trauma-induced death)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조절 T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T세포 중 유일하게 면역억제를 유도할 수 있는 세포다.

또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도파민 뉴런(신경세포)의 소실을 방지할 수 있는 물질도 발견했다. 김 교수는 “핵 수용체인 Nurr1 단백질의 작용체(agonist)인 물질(4A7C-301)을 투여하면 도파민 뉴런(신경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 결과는 올해 7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각각 나눠 발표됐다.

김 교수는 “조절 T세포를 함께 이식하면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줄기세포 치료제는 아직 사례가 적고 단가 자체도 높아 환자 하나하나의 사례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카노 히데유키 교수는 줄기세포로 척수손상을 치료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재프로그래밍해 신경줄기세포(NSC)를 만든 뒤 척수손상 환자에게 주입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12월 첫 환자에게 투여한 뒤 3개월 뒤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한 것을 확인했다. 오카노 교수팀은 2022년 8월 두 번째 환자, 올해 4월 세 번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앞으로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헌팅턴병 등 다양한 질환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내 난치성 척추질환 전문가인 한인보 분당차병원 교수도 퇴행성 디스크로 인한 만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자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환자의 디스크 돌출이 감소했고 실제 환자들의 통증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차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 ‘코드스템(CordSTEM)-DD’이 상용화되면 기존 진통제와 비수술요법 등의 보존요법에 실패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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