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1200조원 황금시장 쟁탈전…한국이 노릴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전 2030′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국가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은 물론 인도까지 사우디 ‘황금 시장’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사우디가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15건의 규모만 8790억달러(1188조원)에 육박하는데, 올해 2분기 기준 진척률은 6.5%(수주 기준)에 불과해 남은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이에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7일 ‘사우디아라비아 경제다각화 정책과 한국의 기회’란 자료를 내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건설·에너지 등 기존 협력 분야뿐 아니라 첨단산업 등의 부문에서도 다수의 성과를 끌어냈다”며 “앞으로 우리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인프라 건설과 디지털 기술을 연계해 패키지 형태의 사우디 진출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中은 일대일로, 日은 청정에너지·건설로
사우디에서는 현재 ‘네옴시티’란 스마트시티 사업은 물론 주거단지 ‘로슌’ 사업, 유적지 개발 사업인 디리야 게이트 사업 등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에 해마다 수주 규모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수주 규모는 전년에 비해 109.9% 확대된 257억달러를 기록했고, 향후 건설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수주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사우디의 재정 수입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는 게 KIEP 진단이다.
이 같은 기회의 땅에 아시아 각국도 눈독을 들이는 형국이다. 중국의 경우 사우디를 중요한 해외 건설시장으로 삼아,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연계하고 있다.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사우디의 산업화 개발 계획과 건설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특히 중국 건설기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이고, 건설 현장에 필요한 근로자를 자국에서 직접 동원할 수 있어 우리와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는 게 KIEP 설명이다.
일본은 대형 건설사들의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네옴시티 내부 플랜트 건설이나 최신 건설공법 등 건설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여기에 탈탄소(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인도는 설계·구매·시공 및 시운전을 모두 수행해주는 대형 EPC 기업들이 사우디의 대규모 프로젝트 건설 수주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옴시티 그린수소 프로젝트에 인도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더구나 인도는 ‘디지털 경제 협력 협약’을 맺어 디지털 분야 협력도 강화하고 나섰다. 사우디는 인도 디아스포라(diaspora·특정 민족이 자의적·타의적으로 본래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사우디와 유대 관계도 깊다는 평가다.
◇한국의 성공 방정식은
한국은 특히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통해 기존 수소 분야 등에 치중됐던 협력 분야를 첨단산업 부문 등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다. 한국석유공사가 아람코와 체결한 530만 배럴 규모의 공동원유비축 계약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국이 사우디 수주전에서 성공하려면 “러-우 전쟁 발발 이후에도 사우디에서 석유 수입을 줄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렛대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게 KIEP 제언이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중국은 사우디 원유 수입을 줄이고 값싼 러시아 원유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는 반면, 우리는 사우디산 원유 수입을 줄이지 않고 이어간다는 점을 사우디에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광호 KIEP 아프리카중동팀 전문연구원은 또 “사우디의 대규모 주거단지 건설인 ‘로슌’ 프로젝트의 경우 단순한 건설 인프라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 접목과 교통 인프라, 하수처리 시스템 등 여러가지 복합 사업이 필요한데, 우리의 강점인 인프라 건설과 디지털 기술을 연계해 패키지 형태로 사우디 시장에 진출하는 것 등 다양한 전략을 고려해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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