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목선 경계작전 성공…사과할 내용 없다”는 합참의장

유새슬 기자 2023. 10. 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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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의원 “목선, 23일 자정 이전 NLL 넘었을 것”
“작전 실패가 성공 둔갑”…합참의장 “군 명예 손상”
김승겸 합참의장이 27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 국방위원회가 27일 진행한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여야는 북한 목선 귀순 사건에 대해 군의 추적 감시 체계를 보완한다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군의 작전 조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야당을 향해 “실패하지 않은 것을 자꾸 실패로 만드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북한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을 때 군은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군의 경계작전은 “성공”이었다며 “관련된 작전 요원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했고 우리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작전을 진행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북한 목선이 NLL을 지날 때 포착 못 했나”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포착이 안 됐다”고 답했다.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목선이 어느 지점에서 NLL을 넘었냐고 묻자 김 의장은 “그건 더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목선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알아야 NLL 어디서 넘었는지도 알지 않겠나”라며 “최소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합동신문 전에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계작전의 완전한 실패를 성공한 작전으로 둔갑시킨 희대의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 목선이 군에 탐지된 시간과 지점, 목선의 속도로 미뤄볼 때 23일 밤에 NLL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군이 어민의 신고로 목선의 실체를 파악한 것이 24일 오전 7시쯤만큼 군은 “7시간 동안 깜깜이였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수역을 북한의 의심 선박이 그렇게 배회했는데도 깜깜이였는데 이게 성공한 작전이라는 건가. 이런 문제의식을 정확하게 못 느끼면 개선이 안 된다”며 “완벽한 경계작전 실패이기 때문에 장관과 의장은 국민께 사과하고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목선을 인지하기 전에 각 군은 필요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며 “사과드릴 내용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작전 당시의 상황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김 의원 주장에 “조사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군이 작전한 내용을 (성공으로) 둔갑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군의 명예에 대한 심대한 손상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 의장은 김 의원 질의가 끝난 뒤 추가 답변 기회를 요구해 “김 의원께서는 좀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해달라”며 “군으로서는 책임과 역할을 다했는데 작전을 실패했다고 단정적으로 결론을 짓고 몰아가시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화면을 보고 있는 장병들, 또 작전에 참여했던 장병들의 명예와 사기가 걸린 문제”라며 “실패했다면 고쳐나가면 된다. 그러나 실패하지 않은 것을 다른 관점에서 보시고 실패라고 자꾸 만들어 가시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작전 결과 군의 감시 능력으로 볼 때 결함이나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니고 성공적으로 잘했다는 뜻이었다”면서도 “군이 감시나 식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발달된 국방과학 기술을 접목해서 능력을 향상하겠다”고 했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이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24일 북한주민 4명 목선 귀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당은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군이 최선을 다했다고 호평했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군이 필요한 작전적 조치를 정상적으로 잘 이행했다. 또 어민의 적극적인 신고가 있었고 통합방위가 잘 작동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모처럼 제대로 시간 내 군의 작전이 이뤄지는 걸 국민이 봤다”고 말했다.

군이 언론에 설명한 것과 달리 해경에 북한 목선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지 않은 점이 드러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합참은 지난 24일 취재진에 “(NLL 이북에서 북한의 특이동향이 포착된) 오전 4시 이전 상황을 해경과 실시간 공유했고 그다음 상황도 공유했다”고 했지만 경향신문 취재 결과 해경에 목선 관련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당장 면피하고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더 대대적인 작전을 시행했고 끝내 목선을 확보한 것처럼 얘기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대국민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합참에서 사실을 오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앞으로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고 했다.


☞ 군, ‘실시간 공유’했다더니…해경에 ‘북한 목선’ 알린 건 민간 신고였다
     https://m.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0251547001#c2b

김계환 해뱅대사령관이 27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수해 복구 중 순직한 채모 상병과 함께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해병 A씨가 지난 25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김 사령관은 “경찰 조사를 통해 사단장의 과실 여부는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며 “전역한 병사의 입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느끼게 했다면 저희의 책임”이라고 했다. 신 장관은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많은 병사들의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군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해병대 채모 상병 동료 병사, 전역 직후 임성근 1사단장 공수처 고소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0251633001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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