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추적 위해 美 제재 스파이웨어 업체까지 동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을 추적하기 위해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된 스파이웨어 업체들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사이버보안 업계 관련 소식통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과 거래가 금지된 자국 보안 업체 NSO 그룹과 칸디루에 인질 소재 파악을 위해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의 기능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다른 여러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이스라엘 보안군과 협력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이들 업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관측했다.

이스라엘의 보안 기업인 NSO 그룹은 휴대전화 해킹용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개발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테러와 범죄에 맞서는 정보기관을 위해 개발됐으나, 해외에서 정치인이나 언론인, 외교관, 종교인 등의 뒤를 캐는 데 불법적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2021년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와 사이버보안 감시기구 시티즌랩, 포렌식 아키텍처는 페가수스가 르완다, 토고, 스페인, 아랍 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모로코, 인도 등에서 최소 60건의 정부 비판 인사 불법 사찰에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같은 해 NSO 그룹을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국의 제재 명단에 올렸다.

칸디루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반체제 활동가를 감시하는 스파이웨어를 개발했다는 이유로 함께 제재 명단에 올라갔다.

블룸버그는 이번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IDF)과 NSO는 관련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으며, 칸디루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필요한 어떤 방법으로든 이번 전쟁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면서 더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하마스가 납치한 민간인 인질들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팔레스타인인 죄수 6000명의 석방도 국제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