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l 스타로 만든 결정적 순간과 생생한 증언들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10. 27. 1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두나!'로 다시금 진가를 발휘했다. 수지가 맡은 이두나는 눈에 띄는 외모, 특출난 실력을 가진 K-팝 아이돌이었지만 어느 날 무대를 이탈한 인물이다. 어딘지 모르게 수지와 겹쳐지는 캐릭터였기에 기대가 높았고, 수지는 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는 수지라는 배우가 천천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동안 수지가 걸어오며 마주한 결정적 순간들과 이를 바라본 사람들의 증언을 정리해 봤다.

범상치 않았던 캐스팅 과정과 데뷔 

수지의 캐스팅 비화는 너무 유명하다. 2009년 Mnet '슈퍼스타K' 광주 지역 예선에 참여한 수지는 현장을 방문했던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캐스팅돼 JYP의 연습생이 됐다. 당시 수지를 캐스팅했던 직원은 "머리도 완전 대충 묶었고 옷도 남자애처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얼굴은 너무 예뻤다"고 회상했다. 

1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친 수지는 2010년 7월, 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다. 박진영은 "수지를 처음 보는 순간 정윤희가 떠올랐다. 분명 잘될 거라 믿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박진영의 믿음처럼 미쓰에이는 데뷔곡 'Bad Girl Good Girl'을 비롯해 'Good-bye Baby', '터치' '허쉬' 등의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그 중심에는 단연 수지가 있었다. "내 이름은 수지가 아닌데 자꾸만 실수로 수지라 부를 때"('Good-bye Baby')라는 가사를 선보일 정도로 당시 수지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건축학 개론'

수지가 이 같은 인기를 누렸던 건 단순히 노래를 잘하고 노래가 히트해서 였기 때문은 아니다. 일찌감치 배우의 꿈을 가졌던 수지는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의 주연을 맡으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쇼! 음악중심', '청춘불패 시즌2' 등 예능에서도 활동하며 가수·연기·예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스타로 떠올랐다. 

그중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영화 '건축학개론'이다. 대학생 시절의 양서연을 연기한 수지는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하는 비주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연예인을 수식하는 단어는 많지만 '국민'이라는 단어는 쉽게 붙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수지의 임팩트가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단순한 이미지 뿐이었다면, '건축학개론'의 수지가 지금까지 회상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뒤에는 수지의 숨겨진 노력이 있었다. 수지를 캐스팅했던 이용주 감독은 "감동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준비도 많이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사진=MBC

다양한 연기 변신으로 보여준 잠재력

'건축학개론'은 수지의 가장 큰 성공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큰 무게감으로 작용했다. 배우 활동 초반에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건 좋았지만, 자칫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지는 첫사랑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양한 연기에 나섰다. '구가의 서', '도리화가'처럼 사극에 나설 때도 있었고 '함부로 애틋하게',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멜로, '배가본드'에서는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결과가 다 좋지는 않았다. 큰 성공을 거둔 작품도 있지만, 아쉬운 성적으로 의문을 들게 한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연기를 향한 수지의 진심과 태도는 한결같았다. '도리화가'를 함께했던 배우 김남길은 "솔직히 국민 첫사랑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 그런데 수지 괜찮더라.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정말 좋았다"고 자신의 선입견을 사과했다. 

'건축학개론' 개봉 5년 뒤인 2017년, 이제훈은 "더욱 성숙해졌으며, 연기적으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 여배우일 것이다"라며 잠재력을 높이 사기도 했다. 2020년 단편영화 '내 물건이 너의 집에 남아있다면 헤어진 게 아니다'를 연출한 김지운 감독 또한 "길들이지 않은 망아지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고 명마로 클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사진=쿠팡 플레이

'안나' 그리고 '이두나!'로 터트린 포텐셜 

많은 이들이 높이 샀던 수지의 잠재력은 2022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와 2023년 '이두나!'를 통해 만개했다. '안나'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준한은 "수지에게 '안나'는 변곡점이 될 만한 작품이라는 걸 실시간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수지는 '안나'를 통해 연기력 논란과 이별했다. 오히려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안나'에서 리플리 증후군에 걸린 여자의 일생을 대역없이 연기하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면, '이두나!'에서는 배역과 착 달라붙는 연기력으로 깊은 소화력을 보여줬다. 수지를 상대한 양세종은 "촬영장에서 처음 봤을 때 대본에서 본 이두나가 돼 나타났다"고 감탄했다. 이정효 감독 역시 "캐스팅을 얘기할 때 딱 떠오른 사람이었다. 현장에서도 너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사진= 넷플릭스

앞으로의 수지는 어떨까

14년 차 수지를 향한 생생한 증언들은 그동안 수지가 걸어온 길과 갈림길에서 마주한 결정적인 순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수지가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일까. 이는 수지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지는 최근 한 화보 인터뷰에서 "이젠 나를 좀 더 믿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조금씩 생겼다"며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수지는 차기작으로 김우빈과 호흡을 맞추는 김은숙 작가의 '다 이루어질지니' 출연을 확정했다.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김우빈과 어떤 모습으로 재회할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 

드림스윗 이두나가 아닌 가수 수지로서는 어떨까. 수지는 백현과 함께한 듀엣 'Dream'을 비롯해 '드림하이', '빅' '구가의 서', '함부로 애틋하게'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타트업',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OST를 통해 가수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R U NEXT?'의 테마송 '전속력으로'를 부르기도 했다. 수지는 가수 활동에 대해서도 "앨범 발매 계획은 언제나 있고 조금씩 준비도 하고 있다.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