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에도 장사 잘한 4대 금융지주···3분기 순이익 4조4222억
금리 상승, 대출 성장 등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이 3분기에도 각각 1조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일부 금융지주는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하거나 일회성 요인이 사라져 1년 전보다 순이익이 줄었지만, 이자이익의 규모는 4대 그룹 모두 지난해보다 불었다.
27일 4대 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들 그룹의 3분기 순이익은 총 4조4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594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회계에 반영됐던 신한금융그룹의 증권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제거됐고, 환율·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 등이 축소된 게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3분기 순이익은 후퇴했으나 4대 그룹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3조60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금융지주의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4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0조2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경기둔화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등의 악재가 있지만, 고금리를 등에 업고 이익을 창출하는 능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이 3분기 순이익(1조3737억원)과 누적 순이익(4조3704억원)에서 모두 ‘리딩 뱅크’ 지위를 지켰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8.2% 성장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 잡힌 성장과 비이자 수익의 확대, 판매관리비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4.9% 감소한 9570억원이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2조9779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나금융은 유가증권과 외환 파생상품 거래에서 이익이 발생했고,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영업점의 외환 매매익이 불어난 것을 실적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신한·우리금융은 3분기 실적과 누적 순이익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1조1921억원이고, 누적 순이익은 11.3% 축소된 3조818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증권사옥 매각 이익의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8994억원, 누적 순이익은 8.4% 줄어든 2조4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4분기 들어 예금금리가 상승하는 등 은행의 조달 비용이 증가해 금융그룹별로 성적이 엇갈릴 수는 있으나, 이들의 이익 창출력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연체가 늘고 있지만, 이들은 건전성 위기에 대비해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쌓아놓은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와 선제적인 위험관리 정책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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