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내년 1분기까지 UP"...감산·수요회복 '약발'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시스템 반도체 기업 및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참여한다. 2023.10.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모바일 D램의 4분기 계약 가격은 13~18% 상승할 전망이다. eMMC와 UFS 등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 역시 4분기 중 10~1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이같은 가격 상승에 대해 "공급 측면에서 삼성의 대규모 감산과 마이크론의 20% 이상 가격 인상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 성수기를 맞아 모바일 D램과 낸드 수요가 증가한데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화웨이 외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생산 목표를 확대하면서 단기간 내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4분기 계약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이 내년 1분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비수기 진입 및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의 여파로 상승 열기가 다소 식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메모리 업체들이 감산 등 보수적 생산전략을 유지할 지 여부와 시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소비자 수요 등에 따라 내년 시장 판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동안 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재고 문제는 확연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최근 2년간 메모리 업계는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공급이 계속 증가하며 재고 수준이 급격히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겪으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SK하이닉스는 전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말 재고수준은 2분기 대비 의미있는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며 "하반기 들어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감산효과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어 연말까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D램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중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업계는 생산전략도 당분간 보수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감산 원복은 재고 수준과 시장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D램보다 낸드 업계의 재고 수준이 현재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낸드의 보수적 생산기조는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내년 D램과 낸드산업의 전체 생산증가율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내년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지만,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실적발표를 마친 주요 업체들의 공통적인 코멘트는 유통 재고가 정상 범위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라며 "재고 축적 수요도 대만 IT업체들의 월별 실적에서 확인되고 있어 연말까지 수급의 안정화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