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의 총리" 中네티즌 리커창 애도 물결…"당국은 SNS 단속"(종합)

정성조 2023. 10. 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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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리커창 전 총리가 27일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관영 중국중앙TV(CCTV)를 통해 리 전 총리 사망 보도가 나오자마자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선 그를 추모하는 글이 쏟아졌다.

중국 정부 공식 웨이보 계정은 리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게시했으나 해당 트윗의 댓글은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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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 해시태그 18억회 '검색 1위'…'붉은 촛불' 추모 이모지도
과거 지도자 사망 뒤 시위 발생하기도…당국, '추모 열기' 예의주시
퇴임 직전인 올해 3월 업무보고하는 리커창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리커창 전 총리가 27일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관영 중국중앙TV(CCTV)를 통해 리 전 총리 사망 보도가 나오자마자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선 그를 추모하는 글이 쏟아졌다.

'리커창 동지 서거' 해시태그는 검색어 1위를 달리며 18억회(오후 2시30분 기준) 넘게 조회됐고, 관련 글은 총 56만건 이상 작성됐다.

상당수 웨이보 네티즌은 추모 의미를 담은 붉은 촛불 이모지와 함께 "너무 갑작스럽다", "믿고 싶지 않다", "침통한 마음으로 리커창 총리를 애도한다", "편히 가세요" 등 메시지를 작성했다.

퇴임 7개월이 지났지만 최근 경제 회복 둔화 속에 한층 높아진 그의 인기를 보여주듯 "인민의 좋은 총리,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같은 반응도 많았다.

리 전 총리가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 추진을 강조하며 언급한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長江黃河不會倒流)는 말로 존경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몇몇 네티즌은 리 전 총리가 만 68세라는 비교적 많지 않은 나이이고, 올해 3월까지 총리로 활동했다는 점 등을 들어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리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한 민간의 반응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976년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사망과 1989년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사망에 뒤따른 거대한 추모 열기는 각각 1·2차 톈안먼(天安門) 시위로 이어진 바 있다.

일각에선 과거 두 사례가 중국의 사회·경제적 혼란기와 겹쳤던 만큼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에 직면한 현 중국 당국이 '애도'를 예의주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 공식 웨이보 계정은 리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게시했으나 해당 트윗의 댓글은 막혀 있다. 환구시보나 중국일보, 중국신문망 등 관영 매체들의 웨이보 계정은 사망 소식에 댓글은 달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쓴 댓글은 볼 수 없게 조치했다. 반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나 신화통신 계정은 추모 댓글을 모두 열어둔 상태다.

해외 SNS 엑스(옛 트위터)에선 웨이보에 말레이시아 가수 량징루(梁靜茹)의 인기곡 '당신이 아니어서 안타까워요'(可惜不是니<'사람 인(人)' 변에 '너 이(爾)'>·커시부스니) 영상이 이날 잇따라 올라왔다가 줄줄이 삭제됐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원래는 애절한 사랑 노래지만 리 총리의 별세와 맞물려 중국 네티즌들에게 별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생기자 검열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微信)은 이날 오전 한때 '리커창'의 전송을 통제했으나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사망 소식을 보도한 뒤로는 제한을 풀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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