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도 역대 3분기 최대 실적…북미·유럽 시장 질주

현대차·기아 3분기 누계 합산 영업익 20조 돌파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빌딩 모습. /사진=뉴스1

기아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5조를 넘겼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3분기 합산 누적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돌파했다.

기아는 3분기 매출액 25조5454억원, 영업이익은 2조865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0.3%, 영업이익은 272.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조2210억원으로 384% 늘었다.

판매량은 같은 기간 3.5% 늘어난 77만8213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1.1% 증가한 13만4251대, 해외에서 4% 증가한 64만3962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도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RV(레저용차량)의 판매 증가, 쏘렌토 등 신차 출시 영향으로 판매가 소폭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북미와 유럽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인도, 아태, 중남미 등 일부 신흥시장 판매가 부진한 것을 만회했다. 수익성 높은 RV 판매 비중(중국 제외)은 2.2%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인 68.7%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판매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21.2% 증가한 14만9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7%포인트 상승한 19.5%를 달성했다.

대당 판매가격(ASP)도 상승한 것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원가율은 물량 확대, 가격 효과, 재료비 감소로 2.6%포인트 개선된 77.1%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은 판매보증비 감소로 5.3%포인트 낮아진 11.7%를 기록했다.

여기에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2.0% 하락한 1311원을 기록했으나, 원-유로 평균 환율이 1428원으로 6.0% 상승해 수익성 개선에 일부 기여했다.

기아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간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와 현대차와 3분기 누계 기준(1월~9월)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한해를 다 채우기도 전에 20조원을 넘겼다. 현대차그룹 사상 최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11조694억원(현대차 6억4605억원, 기아 4조6088억원)이었다.

기아의 3분기 누계 기준(1~9월) 실적은 △판매 235만4229대 △매출액 75조4803억원 △영업이익 9조1421억원 △당기순이익 7조1578억원 등으로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현대차의 경우 △판매 312만7037대 △매출액 121조311억원 △영업이익 11조6524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 호조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국가 간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서도 인기 RV 모델, 친환경차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맞춤 전략도 전개한다. 국내에서 K5와 카니발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을 앞세운다. 미국·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EV9, 인도에서 쏘넷 상품성 개선 모델, 중국에서 전용 전기차 EV5 등 시장별 핵심 차종의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유럽에서 성장성이 좋은 반면 중국·인도 등에서 판매 물량에 차질이 있지만 (판매) 믹스는 개선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손익상 크게 부담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판매 물량 차질에 대한 대책은 강구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