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자식들에게 '빨대 꽂는' 어머니들,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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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가 헛웃음이 났다.
과거 드라마 속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어머니였다.
드라마는 드라마여서 그렇다고 치고, 우리나라 연예인 어머니들의 그릇된 행보도 종종 화제가 된다.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어머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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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뉴스를 보다가 헛웃음이 났다. 초등학교 3학년이 2학년에게 사랑의 매를?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대사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그릇된 어머니의 표본이 아닌가. 과거 드라마 속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어머니였다. 노희경 작가의 2004년 작 <꽃보다 아름다워>의 고두심이 맡았던 '이영자'가 바로 그런 어머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점점 전통의 어머니 상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해괴망측한 어머니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최근 SBS <7인의 탈출>의 황정음이 맡은 '금라희'라는 인물은 딸을 학대하다 못해서 딸을 살해하는 데에 가담하기까지 하니까.
드라마는 드라마여서 그렇다고 치고, 우리나라 연예인 어머니들의 그릇된 행보도 종종 화제가 된다. 가장 큰 문제가 흔히 말하는 '빨대 꽂는 부모'다. 인기를 얻기까지 부모의 노력 또한 컸다고 여기기에 성공보수가 따라야 한다고, 자기 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다. 그렇다 해도 어느 시점이 오면 정리를 해야 마땅하건만 어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포기하기가 쉽겠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나이가 들고 결혼 시기가 오면 분란이 일어날 밖에. 내 생각은 그렇다. 어떠한 경우라도 천륜이다 뭐다 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부모 자식 관계는 일종의 뽑기가 아니겠나. 특히 자식의 경우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는 게 아니다. 내 선택도 아니거늘 천륜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효'를 강권하며 책임과 의미를 다하라고 압박하는 거,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
지난번에 tvN <데블스 플랜>을 다뤘을 때 서동주가 모친에게서 분리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더 심한 경우를 봤다. MBN <특종 세상> 604화 배우 이재은 편. 이재은이 재혼을 해서 잘 살고 있었다. 늦게나마 바라던 아기를 낳아서, 육아 자체는 힘들겠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어머니가 등장한다. 10대였던 딸을 성인물 <노란 머리>에 출연시켰던 바로 그 어머니가. 당시 부모 빚 갚고자 19금에 출연했다는 소리가 돌긴 했다. 이번 방송을 보니 사실이었다. 이재은이 담담히 털어 놓기를 영화 한 편이면 아버지 부채를 다 탕감할 수 있다고 해서 영화에 출연했던 거라나. 아역 배우로 활동하면서 CF를 수없이 많이 찍었다는데 그 돈을 부모가 다 없앤 모양이다.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첫 번째 결혼. 가진 거 다 모아 다세대 주택 건물 하나 사서 관리하라고 어머니께 드렸다는데 그조차 사기를 당했다고. 결국 7년을 절연을 했으나 아이 낳고 살면서 이재은이 어머니께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 어머니가 말하길 사위가 집 구해서 리모델링 싹 해서 살게 해줬다고.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급기야 세상 둘도 없이 딸을 위하며 키웠다는 말까지 보탠다. 어디서 귀하게 키웠다는 말을 입에 올리는가. 귀해서 10대 어린 딸을 성인물에 들이밀었나?
해마다 10월, 11월이 사회적으로 다사다난하긴 했다. 특히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가 잦았는데 한 차례씩 터질 때마다 뭔가를 덮기 위해 터트린다는 얘기가 나오곤 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허나, 초등학교 3학년짜리가 아래 학년 아이에게 전치 9주의 상처를 입혔다? 죄질이 나쁜 것도 나쁜 거지만 가해자 어머니의 대응이 가관이다. 그걸 '사랑의 매'란다. 교사를 죽음에 이르도록 몰아가는 어머니들이 허다한 세상.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어머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도덕적 해이가 결국 최후의 보루이지 싶은 어머니까지 흔드는구나, 이 나라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정석희 TV 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MB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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