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만난 美中 외교수장 "진솔한 대화"…내일 또 본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만나 양국 관계와 중동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 관해 회담했다. 둘은 27일에도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이견이 있는 영역과 협력을 탐색하는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양자, 지역, 국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두 장관은 27일 오전에도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외교장관의 이틀 연속 회담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두 사람은 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진솔한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왕 부장을 환영한다"며 "향후 이틀에 걸쳐 진솔한 대화를 하기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모두 발언이) 매우 짧다"고 농담한 뒤 "중국과 미국은 이견과 차이가 있지만 동시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함께 대응해야 할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과 미국은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화는 재개에 그치지 않고 깊고 포괄적이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우리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줄이며, 공통분모를 늘리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양측 모두가 이익 얻고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고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선 국제사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비롯해 여전히 지속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문제에 관한 논의도 의제로 올랐을 공산이 크다. 밀러 대변인은 앞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가 의제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양국 관계의 맥락에서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등 경제 안보 문제를 비롯해 공급망 디커플링과 대만 문제 등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 조율이 이뤄졌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왕 부장은 28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찾았다. 27일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며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이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35분 면담했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