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종 "순수한 20대 초반의 사랑 연기는 '이두나!'로 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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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제 서른한살이잖아요. 마지막으로 20대 초반의 순수한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배우 양세종은 "차 타고 인터뷰 장소에 오는 길에도 '이두나!' 원본 사운드트랙(OST)을 들으면서 왔다"며 "아직도 마음이 아리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이두나는 제멋대로 행동하고, 마음에 대한 확신을 쉽사리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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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제가 이제 서른한살이잖아요. 마지막으로 20대 초반의 순수한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배우 양세종은 "차 타고 인터뷰 장소에 오는 길에도 '이두나!' 원본 사운드트랙(OST)을 들으면서 왔다"며 "아직도 마음이 아리다"라고 말했다.
양세종은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에서 아이돌 출신 이두나(수지 분)와 풋풋하고 서툰 사랑을 하는 이원준을 연기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강렬한 설렘에 당혹스러워하지만,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가면서 점차 성장해 가는 원준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원준은 아이돌의 '아' 자도 모르고 가족이 전부인 평범한 대학생이다. 긴 통학 시간 때문에 학교 근처 셰어하우스에서 자취를 시작하는데, 그곳에서 은퇴하고 대중에게서 숨어버린 톱 아이돌 이두나를 만난다.
초면부터 반말하고, 현관에서 담배를 피워대며 냄새까지 배게 만드는 이두나가 퍽 불편하지만, 어쩐지 자꾸 눈에 밟힌다. 스토커와 악플로 고통받는 그를 지켜주고, 돌봐주고 싶다. 그런 그에게 두나가 먼저 '밥 먹자', '데이트하자'며 끊임없이 다가온다.
양세종은 "개성 있게 톡톡 튀는 여성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원준은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특유의 순수함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저였다면 두나 같은 사람이 다가오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무조건 포기하고 피할 것 같은데, 원준이는 순수하기 때문에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나가 원준이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은 명확해요. 하지만 원준은 두나와 다르게 서서히 상대에게 스며들었어요. 어느새 이 여자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불안을 덜어주고 싶어 하게 되죠."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이두나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은 생각보다도 쉽지 않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이두나는 제멋대로 행동하고, 마음에 대한 확신을 쉽사리 주지 않는다.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되기도 하고, 원준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찾아온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나버리기까지 한다.
원준으로서 이런 두나가 미웠던 순간도 있었느냐 묻자 양세종은 "그 모든 순간 속에서도 원준은 두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우선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원준은 자신이 아픈 상황에서도 상대를 걱정했다"며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연기를 하면서 대본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새롭고 미묘한 감정들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공개된 작품을 벌써 두 번이나 정주행했다는 양세종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은 열려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이 언젠가는 분명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다.
2016년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금수저 집안의 까칠한 성격을 가진 도인범 역으로 데뷔한 양세종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단번에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데뷔 7개월 만에 OCN '듀얼'에서 첫 주연을 맡아 선과 악을 오가는 1인 2역 연기를 소화해내기도 했고, 같은 해 '사랑의 온도'에서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직진하는 '연하남'의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기도 했다.
양세종은 "대본을 읽었을 때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작품을 고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제 개인적으로 느끼는 나이의 한계 때문에 그동안 해온 20대 초반의 풋풋한 사랑 연기는 못 하겠지만, '상남자' 같은 굵은 멜로도 해보고 싶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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