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끝난 '정부의 시간'..흐려진 연금개혁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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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날 분위기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의 구체적인 인상 수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금개혁 정부안에는 핵심 쟁점인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의 구체적인 '숫자'가 담기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내게 되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번에는 방향성과 지금까지 논의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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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날 분위기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의 구체적인 인상 수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보험료율 인상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5년 전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는 '선택지'라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그조차 내지 않았다. 맹탕에 그친 연금개혁 정부안은 이제 국회로 넘어간다. 정치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연금개혁의 앞날은 더 흐려졌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금개혁 정부안에는 핵심 쟁점인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의 구체적인 '숫자'가 담기지 않았다. 연금개혁은 정부가 국회에 개혁안을 제출하면,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완성하는 구조다. 이 과정은 5년마다 이뤄진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이번 결정은 예산과 결과지만 여러 면에서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복지부의 연금개혁 자문위원회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총 18개에 이르는 재정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2%, 15%, 18%로 올리는 방안과 수급개시연령을 조정하는 방안, 기금투자수익률을 제고하는 방안 등을 조합한 시나리오다. 여기에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6개의 노후소득보장 방안의 재정전망도 제시했다.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이 최대 24개에 달한 만큼 복지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제한적이었다. 정치적 부담도 한 몫 했다. 연금개혁은 국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개혁 과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내게 되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번에는 방향성과 지금까지 논의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다.
5년 전 연금개혁 논의 때도 정부가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연금개혁 논의 당시에 복지부는 총 4개에 이르는 모수개혁 방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했다. 당시에는 보험료율을 12%, 13%로 올리는 방안 등 구체적인 '숫자'가 담겼다. 그럼에도 정부가 단일안을 내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금개혁을 위한 '정부의 시간'이 허무하게 끝나면서 이제 국회의 역할이 더 커졌다. 국회는 지난해 발족한 연금개혁특별위원를 통해 연금개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연금개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구체적인 수준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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