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 결정 D-30] ④ '60조 경제효과' 넘어 K브랜드 가치 높인다

김동규 2023. 10. 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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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등록박람회…산업硏 "61조원 경제효과, 50만명 고용창출"
'한국·부산 브랜드 제고'·글로벌 新시장 발굴 등 유무형 효과 기대
기후변화·기술격차 등 글로벌 문제 해결 '선도국가' 도약
현대차그룹,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 지원을 위해 부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전하는 스토리 영상을 지난 9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그룹의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 '부산의 경험을 전세계와 함께' 편의 화면 모습. 2023.10.9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엑스포'(Expo·exposition의 줄임말)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 행사로 꼽히는 대형 이벤트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스포츠 분야에서 각국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라면 엑스포는 산업·과학·기술 등 주로 경제·문화 분야의 발전 성과를 공유하고 개최국과 개최 도시의 역량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엑스포 개최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는 6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기관의 발표도 나왔다. 유치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발굴 등 다양한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

최대 6개월 열리는 한국의 첫 등록박람회…"경제효과만 약 61조원"

27일 정부와 부산엑스포 민관 유치위 등에 따르면 이번에 부산이 유치 도전장을 낸 2030 엑스포는 등록박람회로 열린다.

세계박람회는 전시 기간과 규모 등에 따라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등록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6개월로 길고 전시 규모가 무제한인 데다 주제 역시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큰 행사다. 등록박람회는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전시관을 건립해 운영한다.

이에 비해 인정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3개월로 짧고 전시 규모도 25만㎡ 이내로 제한된다. 전시관도 개최국이 지어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개최국 부담이 크다.

서른살 된 꿈돌이…대전시립박물관, 대전엑스포 30주년 특별전 (CG) [연합뉴스TV 제공]

과거 한국에서 열렸던 대전엑스포(1993년)와 여수엑스포(2012년)는 모두 인정박람회다.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한국에서 처음 등록박람회가 열리는 것이다.

2주 내외의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와 달리 등록박람회는 6개월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지역의 경제·산업·문화·관광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성공한 박람회로 평가받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경우 행사 기간 총 7천300만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해 약 48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63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9년 산업연구원은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약 6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K브랜드' 가치 높이고 글로벌 문제 해결 선도하고…"중추국가 도약 전기"

유치위는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 말고도 엑스포 개최를 통해 유무형의 다양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포를 통해 한국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 및 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을 한국 기업이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개최 도시인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가브랜드 제고로 인한 한국 제품 이미지 향상 등도 정확히 측정해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무형의 효과다.

실제로 삼성, SK, 현대차 등 기업 내부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목발 (파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함께 목발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2023.6.21 kane@yna.co.kr

국내적으로는 부산엑스포 개최가 수도권 집중 문제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 동맹' 논의가 엑스포를 계기로 추동력을 얻는다면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중심으로 발전의 한 축이 튼튼히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적으로도 엑스포는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임과 동시에 기후위기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세계인과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있다.

유치위는 2030 부산엑스포의 주제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및 지속, 기술격차,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는 기후변화, 기술의 양면성, 지구촌 불평등 이슈를 다룸으로써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지향하는 엑스포의 가치를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유치위는 설명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한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로 60조원 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전 지구적 관심사인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국가간·계층간 양극화 등의 논의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제 외교의 주요 의제를 선점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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