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비하한 윤석열 40년 친구 석동현 "앞으로 신중히 생각하겠다"

2023. 10. 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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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협 의원 지적에 "국정감사 때 한 건 식으로 곡해하여 보도" 뒤끝 작렬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석동현 사무처장이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적 내용을 담은 글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유하며 동조한 데 대해 앞으로는 보다 신중히 생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석 사무처장은 인터넷 매체 <펜앤드마이크>의 8월 8일 자 '주동식 칼럼'을 8월 1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지적에 "앞으로 그런 점에 대해서 좀 더 신중히 생각을 하겠다"고 답했다.

해당 칼럼은 호남에 대해 "국가 예산 따먹고 그치는 게 호남의 거의 유일한 경제 활동", "대한민국의 호남화, 대한민국 몰락으로 가는 직통 코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석 사무처장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가끔 읽다 보면 정말 무릎을 탁 치는 글을 만나게 된다"며 "꼭 끝까지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석 사무처장의 SNS를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2주가 지난 이날 김 의원은 아직도 이 글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훌륭한 글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냐고 물었고, 석 사무처장은 "내용이 다 맞고 동의한다기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그의 논리에 공감했을 뿐"이라며 "제가 그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다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석 사무처장은 김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지난 2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보라는 달은 안보고 가리키는 손만 쳐다본다더니 내가 언제 호남혐오를 부추겼나"라며 "호남을 진심 생각하는 호남 지식인의 글을 공유한 것이 호남혐오인가"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지난 8월, 몇 년 간 준비하고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사태가 생겼을 때 그 일로 호남지역 사람전체를 싸잡아 비판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을 알아야 한다며 어느 호남 지식인이 예리하게 글로써 지적한 것이 공감되어 공유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석 사무처장은 "두 달 전의 글을 국정감사 때 한 건 식으로 내용을 곡해까지 하여 보도되게 하는 야당의원의 접근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정감사에 본 의원이 한 건을 올리기 위해 내용을 곡해한 것인가? (해당 칼럼이) 호남이 5.18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했는데, 호남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방패막이 삼아서 이용했다는 것인가? 대답해 보라"라고 따졌고 석 사무처장은 "제가 그러한 주장을 한 적도 없는 상태에서 의견을 말하기가 (적절치 않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출석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석동현 사무처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석 사무처장의 특정 지역이나 행위자에 대한 혐오성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7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사안과 관련, 피고 기업인 일본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 준 윤석열 정부의 해법안 발표를 두고 "얼마나 의젓하고 당당한 해법인가"라며 "일본에 반성이나 사죄 요구도 이제 좀 그만하자. 식민 지배 받은 나라 중에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악쓰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있나"라는 글을 올려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악쓰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석 사무처장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어, 민주평통이라는 조직의 목적에 위배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4일 취임식에서 자문위원들을 현 정부의 기조와 맞는 인물들로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몇몇 분과위원장들은 석 사무처장 취임 이후 민주평통으로부터 계속 자리를 유지할 것이냐는 연락을 받았고, 이 때문에 일부는 스스로 분과위원장에서 물러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10월 29일에는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사무처장 사무실에 방문했는데, 이 때 그는 민주평통 자문위원에 윤사모 회원들을 많이 등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햇다.

또 그해 11월 21일(현지 시각)에는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을 비롯해 지난 11월14일~16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주최로 열린 '2022 KOREA PEACE CONFERENCE'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경위조사를 실시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는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에 대한 길들이기 차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평통은 헌법에 명시돼 있는 대통령에 대한 자문기구다. 하지만 민주평통의 기관 설치 목적 및 운영에 관한 근거법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제2조에 따르면 민주평통은 통일에 대한 국내외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며 범민족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자문위원은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

그럼에도 석 사무처장이 본인의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이를 민주평통 운영에 투영하면서, '국내외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민주평통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25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정화하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배관 청소 도중 오염수가 분출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염수 방류나 이상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을 포함해 현지 매체들은 배관 청소를 진행하던 도쿄전력 협력업체 직원 5명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에 노출됐는데, 이 중 2명의 작업자에 묻은 방사선량이 기준치보다 떨어지지 않아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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