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집회"라는 윤 대통령에...이태원 유족 "굉장한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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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자 유족들이 "정치 집회 프레임으로 유족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운영위원장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통령 추모대회 불참에 대해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며 "자식 잃은 부모들이 아픔을 함께하고자 여는 추모제다. 대통령이라면 마땅히 와서 유가족을 어루만져주고 국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메시지를 줘야 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 집회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유가족들을 모욕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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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부모 함께하는 추모제"
"윤 대통령, 유족 만난 적도 없어"
"'정부 아닌 개인 잘못' 프레임 씌워"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자 유족들이 "정치 집회 프레임으로 유족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운영위원장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통령 추모대회 불참에 대해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며 "자식 잃은 부모들이 아픔을 함께하고자 여는 추모제다. 대통령이라면 마땅히 와서 유가족을 어루만져주고 국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메시지를 줘야 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 집회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유가족들을 모욕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가협 측은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행사 공동주최자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포함돼 있어 정치 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유족들을 만났던 것과는 달리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유족들을 만난 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유족들이 차린) 분향소를 찾은 적도 없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든, 국화꽃만 돼 있는 분향소에 애도했는데 저희는 대체 어디에다가 애도를 했는지조차도 모르겠다. 그런 분향소를 차렸다면 유가족한테 알려주고 참석해 달라 해야 되는데 내용을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이틀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조문한 것을 시작으로 11월 5일까지 6일 연속 조문했다. 지난해 11월 2일에는 경기 부천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 희생자의 빈소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유족 대표 등을 만나 위로한 적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2014년 4월 17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던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했고, 한 달 뒤인 2014년 5월 16일에는 청와대에서 유족 대표단과 면담했다. 세월호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에는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당시 유족들이 정부의 부실한 진상 규명에 대한 항의 표시로 팽목항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현장을 떠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참사의 원인은 정부가 아니고 희생자 본인들의 잘못이다라는 프레임으로 계속 저희들을 공격했다"며 "외신기자한테 들었는데 처음 참사 발생 후 대통령실에 가서 참사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질문했을 때 정부 관계자가 '놀러 가서 자기네들끼리 그렇게 된 건데 왜 정부에 와서 항의하느냐'는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런 생각 자체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방송에 나온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와 마찬가지로 책임지는 국가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함을 느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민의식은 바뀌어가고 있는데 정작 바뀌어야 될 국가는 반성도 사과도 없고 바뀌지 않아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화가 난다"고 말했다.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족인 장성수씨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의)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똑같다"고 비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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