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일찍 발병하는 50~60대 환자··· 뇌 속 ‘이 단백질’ 더 많아

아밀로이드(위)와 타우(아래) 단백질이 뇌에 축적된 양과 영역적 분포 정도를 표현한 그림.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환자군(왼쪽·EOAD)은 조기 발병 비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군(가운데·EOnonAD)과 정상군(오른쪽)에 비해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50~60대 중년기에 알츠하이머병이 조기 발병하는 환자는 같은 질환이 노년기에 발병하는 환자에 비해 다량의 ‘타우 단백질’이 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조한나 교수 연구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뇌 양전자단층촬영(PET) 영상으로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에 대한 초기 진단시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연구로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이 기존보다 명확히 드러남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 65세 이후인 노년기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약 10%의 환자는 예외적으로 이보다 더 일찍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EOAD)’이라고 한다.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는 환자 대부분이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시기인 50~60대에 증상이 시작되는 특성 탓에 환자와 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더 큰 부담을 안기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나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는 비교적 환자 수가 적고,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아 초기 진단 및 관련 연구에 어려움이 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연구기관들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연구에 힘을 모으는 ‘LEADS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조한나 교수 연구팀과 미국 UCSF 연구팀도 2018~2022년 LEADS 프로젝트에 등록된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환자 321명과 정상인 87명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의 분포와 농도를 PET 영상으로 조사했다. 이들 단백질은 점차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환자는 일반 알츠하이머 환자보다 많은 양의 타우 단백질이 뇌의 광범위한 영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가 일반 노인성 알츠하이머보다 환자의 실생활에서도 더 많은 기능 손실을 부른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조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아밀로이드와 타우 PET 영상 검사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를 초기에 진단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그동안 연구에서 소외됐던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앞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 및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