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학폭 피해도 쉬쉬" 연예인 자녀들에게는 이런 고충이 있다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연예인이나 재벌가, 정치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으로 번진 일이 종종 있다. '유명인 ○○○의 자식'이라는 신분은 특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원치 않는 관심과 편견에 시달릴 수도 있다.
아들이 당한 학폭, 연예인이라 참았던 권오중의 고백
권오중은 지난 18일 공개된 배우 신애라의 개인 유튜브 채널 '신애라이프'의 영상에 출연해 아들 혁준 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권오중의 27살 아들 혁준 군은 병명도 없고 치료법도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권오중은 아들의 병에 대해 "'MICU1'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건 병명이 아니고 하나의 염색체 기호 같은 거다. 유전자 중에 몇 번이 문제가 있는 거다. 미토콘드리아가 문제가 있는데, 특히 다리 쪽에 많이 있다. 그래서 걷는 거 자체가 에너지를 못 낸다. 그게 알려진 지도 얼마 안 됐고, 세계적으로도 몇 명 없다. 혁준이가 2017년도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진단이) 나왔다. 지금은 한두 명 더 찾았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오중은 "뉴스를 보면 '30억짜리 주사 나왔다' 그런 게 다 유전자병이다. 유전자 치료가 되고 있는데, 개발하거나 하는 건 그나마 수요가 있는 것들을 하는 거다. 그리고 그 금액이 30억에서 50억 정도 되는 거다. 한방이면 되는데…"라며 "그런 얘기를 한다. '이게 만약 삼성가에서 태어났으면 치료되지 않았겠어? 몇백억을 들여서라도 연구를 했겠지'"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또 "어느 교수님이 '내가 한번 개발해 볼게' 해서 지금 개발해도 몇 년 걸린다. 저희가 더 늙기 전에 빨리 혁준이가 치료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겉으로는 아파 보이지 않지만, 걸을 때 장애가 있는 게 티가 난다는 권오중의 아들. 걷다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을 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싸우려고 하는 상대방도 있어 위험한 상황들이 연출된다고 한다. 이런 장애로 인해 권오중은 아들이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고 고백했다.
권오중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진 되게 힘들었다. 왕따도 많이 당하고 중학교 시절에는 폭력도 많았다. 혁준이 목 부위에 보면 자국이 있다. 여러 명이 애를 1년 동안 폭행했다. 그래서 경찰이 와서 조사를 했고 나중에 누가 전학도 갔다. 근데 걔네들이 주변에 다 있는 거다. 아내가 (아들이) 고등학교에 가서야 한숨을 놓은 게, 고등학교에 가면 애들이 공부밖에 안 한다. 그때 가서 안 맞고 오는 것에 다행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권오중은 처음에 아들의 학폭 피해를 믿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저희는 혁준이가 과대하게 얘기한 줄 알았다. 혁준이가 얘기한 걸 듣고 물어보면 걔네들이 멀쩡하게 '제가요? 너무 억울해요'라고 연기를 너무 잘한다. 그 얘기를 들으면 걔들 말이 진짜 같다. 그러면 혁준이한테 '너 왜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우리 난감하게 만드냐?'고 했었다. 근데 다치고 나서 알게 됐다"며 "혁준이가 쳐다본다고 (가해 학생들이) 유리창을 깬 거다. 유리창이 튀면서 목에 박혔다. 경동맥이 있는 곳이라 되게 위험했다"라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권오중은 참아야만 했다.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배경이 한몫했다. 그는 "그때 참았다. 제가 연예인이고 일이 너무 커지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참았다. 근데 참다 보니까 제가 입이 돌아갔다. 영화를 찍고 있는 중이었는데 입이 돌아가서 촬영을 못 하고 한 달을 쉬었다"라고 전했다.
남은 건 후회뿐이다. 권오중은 "그때 참은 게 너무 후회된다. 왜냐면 애한테는 자기편이 아무도 없었던 거다. 다른 부모들은 가서 '누구야?' 난리치고 할 텐데. 애가 그래야 '우리 부모가 나를 위해서 해주는구나' 느낄 텐데 우린 그걸 못했다. 지금 후회된다. 진짜 어려운 것 같다. 저한테 그러는 거면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애한테 그런다면, 애를 위해서라도 어필을 해줘야 한다"라고 뒤늦은 후회를 드러냈다.
권오중은 상처받은 아들을 위해 특별한 상황극을 펼쳤던 일도 소개했다. 그는 "혁준이가 맨날 사람들 보면 이거(상처) 얘기해 달라고 그런다. 지금도 자기 다친 트라우마가 있는 거다. 나중에 안 되겠다 싶어서, 연극하는 후배한테 '네가 걔(가해 학생)인 척해달라'고 부탁했다. (아들에게는) 그전부터 밑밥을 깔았다. '시간이 몇 년 지났으니 얘 얼굴 변한 거 봐라'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한강에서 걔(가해 학생인 척 연기한 후배)가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꽃 하나 들고 나타나서 '혁준아 내가 미안했어'라고 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피가 거꾸로 솟아"... 학폭, 왕따, 역차별 피해도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아들도 학폭의 피해를 입었다. 항상 선행에 앞장서는 부부로 좋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인데, 이들의 2세가 연예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학폭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은 충격을 줬다.
신애라는 지난 8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유튜브 채널 '오은영의 버킷리스트'에 출연해 자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남 정민 군이 겪었던 학교 폭력 사건을 고백했다.
신애라는 "정민이가 마음이 여리지 않나. 연예인의 아들이다 보니, 애들한테 (괴롭힘의) 대상이 된 거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애가 계단에서 발로 가슴을 뻥 찼다고 하더라. 돈 가져오라 하고. 애들이 변기에 양말과 속옷을 다 넣었다더라"고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언급하며 "그 얘기를 듣는데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원로배우 윤일봉의 딸이자 배우 엄태웅의 아내인 발레리나 윤혜진은 아빠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학창 시절 자신이 겪었던 왕따 경험을 밝힌 바 있다.
윤혜진은 지난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What see TV' 영상을 통해 "난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5학년 때까지가 최악이었다. 왜냐면 그때 나는 정말 따돌림을 받았다. 그냥 아빠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진짜 이유는 모른다.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항상 학교에서 주눅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혜진은 "심장이 아파서 발레를 시작했는데, 1학년 때부터 아파서 항상 체육시간에 스탠드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비련의 여주인공 스타일이었다. 1학년 때부터 그랬고, 유명한 집 애라고 배알이 꼬였는지, 날 따돌리더라. 하지만 당황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상처는 받았던 것 같다"라고 어릴 적 상처를 떠올렸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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