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조율 나선 美中외교, 27일에도 또 만나기로…"건설적"(종합2보)
블링컨 "美와 동맹의 이익 옹호"…왕이 "잡음 있어도 담담하게 대응"
왕이, 설리번 보좌관과도 회동 예정…바이든 대통령 예방 가능성 커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외교 분야 1인자가 2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갖고 양자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응 등을 논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회담한 뒤 만찬을 함께 하며 협의를 이어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두 장관이 "이견이 있는 영역과 협력을 탐색하는 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양자, 지역, 국제 이슈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자국 및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의 이익과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임을 밝혔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6월)과 최근 고위급 회담에 이은 상호 방문의 일환"이라며 "열린 소통의 장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건설적 분위기에서 중·미관계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두 장관이 이날 회담에 이어 27일 오전에도 회담을 속개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외교장관이 이틀에 걸쳐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두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한 대응, 미중 정상회담 조율을 포함한 양국 관계 안정화 방안 등을 놓고 심도있는 협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 앞서 두 사람은 미중관계의 회복 무드를 반영하듯 기자들이 기다리는 장소로 나란히 걸어 나온 뒤 모두 발언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 이틀간 왕 부장과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기대한다"고 먼저 짧게 발언했다.
이어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동이익과, 함께 대응해야 하는 도전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왕 부장은 이어 "중미 쌍방은 대화를 재개할 뿐 아니라 깊고, 포괄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막고, 끊임없이 공동 인식을 확대하고 호혜적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두 나라는 양국 관계의 하락세를 멈추게 하고, 최대한 빨리 건전하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궤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왕 부장은 부연했다.
그는 "중미관계에는 늘 이런저런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담담하게 대응한다"며 "시비를 판단하는 기준은 누구의 팔뚝이 굵고, 목소리가 크냐가 아니라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을 준수하는지 여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에 부합하고 시대 발전의 조류에 순응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또 "결국에는 시간과 사실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며, 역사는 공정한 평가를 할 것으로 믿는다"며 "회담은 건설적이고 전향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며 화답했고,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왕 부장의 방미는 올해 미중이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의 미국 영공 침입 사건에 따른 냉각기를 거쳐 지난 여름 대화를 본격 재개한 뒤 중국 최고위 인사의 미국행이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만난 이후 3개월여만에 재회했다.
이날 두 사람은 내달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블링컨 장관과 왕이 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자국 입장을 밝히고 이견을 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미국의 반도체 분야 대(對)중국 수출 규제와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통제, 대만 및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팽팽한 공방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문제도 이번 회담의 의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내 탈북자 북송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미중간의 치열한 전략경쟁 구도가 당분간 전환점을 맞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두 개의 전쟁'에 간접 관여하고 있는 미국과, 더딘 경제 회복세를 고민하는 중국 모두 대외관계의 핵심인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요가 강하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간 갈등이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막는 '가드레일(안전장치)' 관련 논의와, 제한적 협력이나마 가능한 사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8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찾은 왕 부장은 방문 기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며,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6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찾았을 때 시진핑 주석이 그와 만났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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