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차태현에 한효주까지, 히어로들의 인간미 넘치는 슈퍼생활('어쩌다사장3')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10. 27. 13: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사장3’, 이번엔 미국 슈퍼로 간 ‘무빙’ 슈퍼히어로들이다

[엔터미디어=정덕현] 드라마 <무빙> 슈퍼히어로들이 미국 슈퍼에 모였다? tvN 예능 <어쩌다 사장3>의 차태현과 조인성이 이번에 덜컥 맡게 된 슈퍼마켓은 미국의 한인 마트다. 2021년 강원도의 작은 슈퍼 원천상회를 운영하며 첫 경험을 하고 2022년 전라도 공산할인마트로 스케일을 키워 슈퍼 영업의 노하우를 익힌 차태현과 조인성은 이제 미국 서부의 한인마트로까지 오게 됐다. 그들 말로 "와도 너무 멀리 왔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시즌1부터 지금껏 계속 함께 해온 차태현과 조인성이고 여기에 시즌1부터 함께 해온 윤경호와 시즌2에 함께 했던 임주환 그리고 알바생으로 참여했던 한효주가 시즌3에 합류했다. 살짝 예고로 등장한 장면들을 보면 여기에 시즌1부터 지금껏 알바생으로 줄곧 역할을 해온, 박병은, 홍경민은 물론이고 박인비, 박보영에 김아중도 이번 시즌3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시즌1부터 짜인 라인업이 시즌3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 참여하는 이들이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그간 이들이 했던 작품들이 <어쩌다 사장3>의 색다른 관점을 만든다. 그건 다름 아닌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만들어낸 아우라다. 차태현과 조인성 그리고 한효주에 박병은까지 모두 <무빙>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차태현이 번개맨 전계도로 조인성과 한효주는 김두식과 이미현으로 안기부 요원으로 활동하는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 부부로 맹활약했다. 박병은도 마상구라는 안기부 요원으로 참여해 시즌2를 예감케 하는 빌런의 존재감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이 슈퍼히어로들이 미국 슈퍼에 모여 무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시즌2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실제로 그저 보기만 해도 달달해지는 투샷을 보여주는 조인성과 한효주가 주방에서 다음날 장사할 준비를 하며 나누는 대화는 <무빙>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근데 아까 저기서 잠깐 주방 일을 하는데 네가 주방에서 이런 느낌으로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조인성의 그 말은 <무빙>에서 한효주가 홀로 아들을 키우며 했던 남산돈까스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효주가 <무빙>의 이미현의 목소리로 "혼자 애 키우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다고" 하며 귀엽게 투덜대자, 조인성이 무심한 듯 답한다. "아유 고생했어 고생했어. 남편 잘못 만나가지고." 이런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이 장사 준비를 하는 모습을 창 밖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착해낸 그림은 마치 <무빙>의 두식과 미현이 미국으로 넘어가 그곳에서 마트에 정착한 듯한 착시를 만들었다.

<무빙>에서 하늘을 날고 번개를 쏘고 초감각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이었지만, 여전한 인간미를 보여줬던 것처럼, <어쩌다 사장3>에 함께 한 이들은 시즌1부터 그래왔듯 변함없는 인간미를 드러낸다.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또 이역만리 언어도 다른 이곳에서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차태현이 그렇고, 한국 채소를 재배해 납품하는 농장의 박사장님이 전화했을 때 "오셔서 커피 한 잔 드시고.."라며 대화를 유도해내는 조인성의 따뜻한 정감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늘 특유의 너스레와 유머로 분위기를 웃게 만드는 윤경호와 묵묵히 보조주방장으로 자기 몫을 해내는 임주환에 남다른 영어실력에 친근함으로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한효주가 더해졌다. 이역만리 소통도 쉽지 않고, 하루 300줄의 김밥을 말아야 하는 노동도 만만찮으며 또 낯선 영업장에 대한 적응도 쉽지 않지만 <어쩌다 사장3>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건 시즌1부터 변함없이 인간미를 드러내는 사장님들과 알바생들의 매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건 프로그램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류호진 PD 특유의 차분한 연출이다. 미국까지 가게 됐다는 건 어찌 보면 블록버스터 같은 커진 스케일을 말하는 것이지만, 류호진 PD는 그토록 멀리 갔어도 원천리에서 했던 그 초심의 훈훈함이나 따뜻함을 변함없이 보여준다. 그건 마치 슈퍼히어로들이어도 인간미 가득했던 <무빙>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는 월드스타로 해외에서도 알아보는 이들이지만, 여전히 동네 슈퍼 사장님처럼 친숙하고 서민적인 바로 그 지점이 <어쩌다 사장3>를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니.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