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수확 코앞 사과밭에 우박⋯ 농심 멍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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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과 영주 등 사과 주산지 일대에 26일 오후 8시부터 20~30여분 동안 지름 10㎜ 안팎의 우박이 쏟아졌다.
같은 마을에서 1만6528㎡(5000평) 규모로 농사를 짓는 강복구씨(65)는 "40년 동안 사과를 재배하면서 수확기에 우박이 이렇게 눈처럼 내려 쌓인 것은 처음"이라면서 "봄철 우박은 열매 과피가 얇아 상처과를 바로 식별할 수 있지만, 수확기 사과는 표면을 보고선 피해 정도를 알 수 없다. 속이 멍든 사과는 상품성이 떨어지고 제값을 받을 수 없어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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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수확하려고 인부를 예약했는데 급하게 취소했습니다. 수확철에 우박은 생전 처음입니다. 올해 같은 기상이변이 계속된다면 사과농사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북 안동과 영주 등 사과 주산지 일대에 26일 오후 8시부터 20~30여분 동안 지름 10㎜ 안팎의 우박이 쏟아졌다. 수확을 코앞에 둔 만생종 사과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오전 안동시 녹전면 사천리 사과밭은 붉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하지만 나무에 달린 사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이 파이거나 긁힌 자국이 군데군데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멀쩡해 보였다.
강진구 사천리 이장은 “내일부터 수확하려고 인부까지 구해놨는데 날벼락 같은 우박이 한순간에 쏟아졌다”면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깎아보면 멍든 자국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냉해와 우박에 탄저병까지 올해 방제비만 지난해보다 1000만원 이상 더 들었다”며 허탈해했다.
같은 마을에서 1만6528㎡(5000평) 규모로 농사를 짓는 강복구씨(65)는 “40년 동안 사과를 재배하면서 수확기에 우박이 이렇게 눈처럼 내려 쌓인 것은 처음”이라면서 “봄철 우박은 열매 과피가 얇아 상처과를 바로 식별할 수 있지만, 수확기 사과는 표면을 보고선 피해 정도를 알 수 없다. 속이 멍든 사과는 상품성이 떨어지고 제값을 받을 수 없어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초봄부터 냉해와 우박 피해에 이어 잦은 비로 탄저병이 창궐해 착과량이 크게 줄었다”며 "그나마 멀쩡해 수확하려던 사과 마저 또다시 우박 세례로 농사를 망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사과원 1만9834㎡(6000평)를 운영하는 이교국씨(64‧안동시 녹전면 녹내리)는 “냉해와 우박, 탄저병에도 방제를 열심히 하며 지금까지 꿋꿋이 버텨왔는데 할말이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농가들은 농작물재해보험 피해 조사를 위해 수확을 2~3일씩 미뤘다. 하지만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강 이장은 “보험 피해조사는 육안으로 이뤄지다 보니 속이 멍든 것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농가 대부분이 수확 후 3~6개월 저장을 하는데 멍든 사과는 저장할 수 없다”면서 “결국 재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저장 중 썩어버리면 농가는 이중 삼중 손해”라며 우려했다.
영주시 풍기읍 일대도 우박이 쏟아졌다. 2만3140㎡(7000평) 규모 사과농사를 짓는 명재철씨(69‧전구리)는 “수확을 앞둔 사과에 상처가 선명할 정도로 패인 것도 눈에 띈다. ‘다 된 밥에 재 뿌리기’라는 속담처럼 우박이 너무 야속하다”면서 “봉현면과 장수면 사과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박 피해가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현재 672농가 447㏊(녹전면 150, 예안면 130, 도산면 120, 임동면 45 등) 사과밭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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