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총선 콩밭’에… 오후만 되면 ‘국감장 텅텅’

이해완 기자 2023. 10. 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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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7일 8개 상임위원회의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내년 총선에 마음이 가 있는 국회의원들은 국감을 뒤로한 채 자리를 무단으로 비우거나, 증인 채택을 놓고는 언성을 높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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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 빈 국감’ 오늘 종료
양평·日오염수 ‘한방’ 없이 끝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서 이상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7일 8개 상임위원회의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내년 총선에 마음이 가 있는 국회의원들은 국감을 뒤로한 채 자리를 무단으로 비우거나, 증인 채택을 놓고는 언성을 높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했다. 이번 국감이 맹탕이 된 데는 여야 모두 내년 총선 공천 평가에서 국감 실적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국감은 어느 때보다 ‘속이 비었다’는 비판이 많다. 여야 실력을 겨룰 만한 국정 사안들이 즐비했지만, 정쟁만 되풀이한 것이다. 이번 국감이 일찌감치 힘이 빠진 데는 무엇보다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임위별로 여야 의원들은 초반에만 국감장 자리를 지키다가 오후가 되면 줄줄이 자리를 비우는 장면이 다수 목격됐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의원실 보좌관은 “다들 자기 명줄이 몇 달 뒤 선거에 달려 있는데 국감이 솔직히 눈에 들어오겠냐”며 “그래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의원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어쩌려 하나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고 밝혔다. ‘국감 스타’가 배출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많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원들의 이번 국감 실적을 내년 총선 공천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도 맹탕 국감에 이바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황은 국민의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국감장에서는 증인·참고인 선정을 놓고 공방만 벌이다 결국 내실 있는 국감 대신 정쟁 국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국감 실태에 여야 모두 상대 당을 비판했다.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국감은 무책임 그리고 고의적 정쟁화, 명백한 사실에 대한 모르쇠 적반하장 국감이었다”고 규정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그간 후쿠시마(福島), 양평고속도로, 그렇게 시끄럽게 이야기했는데 지금 결과가 어떻냐”며 “밝혀진 게 뭐가 있나. 제발 뭐가 중요한지 제대로 인식하고 정치권이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국회가 정책과 예산이 아닌 이슈에만 몰두하는 것도 맹탕 국감의 원인”이라며 “앞으로 정당이 국감 평가를 공천에 반영해야 하고, 무엇보다 국회의원들 인식이 바뀌어야 맹탕 국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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