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 속 카리스마…KT 이강철· NC 강인권 지략 대결도 흥미진진

문대현 기자 2023. 10. 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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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 모두 외유내강형…믿음의 야구로 승부
KT-NC 오는 30일부터 플레이오프 맞대결
25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NC 강인권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3.10.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시리즈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충돌한다. 주요 선수들의 활약 여부만큼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 간 지략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정규시즌 2위 KT와 준플레이오프 승자 NC는 오는 30일부터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리그의 '막내'들인 9구단 NC와 10구단 KT가 가을야구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면적으로는 KT가 우세해 보인다. 올 시즌 두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KT가 10승6패로 우세를 보였다. 6월30일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8승1패 일방적으로 앞섰다. NC보다 재충전 시간이 많았다는 것도 장점이다.

NC는 거침 없는 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 전 NC가 5강에 들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렀고 당당하게 나선 가을 무대에서는 4전 전승으로 준플레이오프까지 통과, KT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NC 선전의 요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강인권 리더십'이다.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NC에서 16년간 코치 생활을 해온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5월 이동욱 감독이 경질되자 감독대행에 올랐고 올해 정식 감독에 취임했다.

양의지(두산),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 주축들이 줄줄이 빠져 전력이 다소 약화됐으나 강 감독은 특유의 외유내강 리더십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팀을 재건했다.

강 감독은 평소 조용하고 부드러운 말투의 소유자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 소통 능력도 탁월하다. 시즌 도중에는 선수들의 요구사항도 잘 들어준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또 독해진다. 시즌 도중 팀의 간판타자인 박건우의 태도를 문제 삼아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잘한 선수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잘하다가 다소 부진한 선수들에게도 끝까지 믿음을 보이며 힘을 실어줬다.

25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초 NC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경기를 마무리 지은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3.10.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영웅 김성욱이나 젊은 포수 김형준, 베테랑 이용찬 등 여러 선수들이 강 감독의 믿음의 용병술에 부응하고 있다.

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지금껏 해왔듯 선수와 코치가 경기의 주체로 인정하고 최대한의 소통을 통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겠다는 생각이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큰 틀에서는 강 감독과 비슷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5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 등 화려한 커리어를 남긴 이 감독은 2019년 KT 감독 부임 후 2021년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 출발은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섰으나 1라운드 탈락에 그쳤고 KT로 돌아와서는 시즌 초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꼴찌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후반기 마법같은 기세로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에 이 감독에게 '강철 매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감독 역시 소통에 능통하다. 선수 시절 후배들의 마음을 잘 받아줬던 이 감독은 사령탑이 되고 나서도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구단이 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현장과 프런트 모두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늘 소통에 힘 썼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이 취임 당시 이 감독을 롤모델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 감독의 열린 자세에 선수단 중에서도 특히 박경수, 황재균, 박병호 등 베테랑들이 마음을 활짝 열었다. 단 선수들의 기강을 잡아야 할 때는 강한 질책으로 길들였다. 이는 곧 2위라는 성과로 다가왔다.

5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이닝이 끝나고 KT 이강철 감독이 황재균에게 2000안타를 축하하며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2023.9.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KT는 주력 선수인 강백호가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NC의 무서운 돌풍을 생각한다면 KT로서는 너무 아까운 전력 손실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에게 동기 부여를 제시하며 2년 만에 다시 우승에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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