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근로시간 유연화[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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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는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가 있기까지 천재 한 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5개 업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격차가 크지 않고, 오히려 19개 업종 중 7개 업종은 OECD 평균보다 짧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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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는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가 있기까지 천재 한 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 명, 2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생전 철학을 스스로 입증한 거인이다. 애플 창업자로서 아이폰이라는 혁신적 기기를 만들어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은 이 회장의 천재론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한국을 먹여 살릴 천재와 글로벌 선도 기업·제품이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도 미국의 기업·기업가들은 우주 정복과 로봇·인공지능(AI)의 세계를 꿈꾸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긴다. 그러나 한국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되기보다는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로서의 삶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처음 1%대로 추락하고 내년엔 미국에도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국제학술대회에서 리타 맥그래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삼성 신경영은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등 오늘날의 성공 전략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 기업 중 맥그래스 교수가 꼽은 성공 전략을 실천하는 곳은 보기 드물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경제 전문가들과 각 기업 내부에선 한국 특유의 규제, 반기업 입법 양산 주범인 국회, 무소불위의 노동계 등도 그 책임이 무겁다고 본다. 그중 주목해야 할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단행한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다. 노동자의 워라밸을 법으로 챙기겠다는 선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활력과 생산성, 창의력, 제품경쟁력까지 한 방에 무너뜨린 족쇄가 됐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몰입해서 일해야 할 곳에서도 땡 치면 불을 꺼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기업의 현실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5개 업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격차가 크지 않고, 오히려 19개 업종 중 7개 업종은 OECD 평균보다 짧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OECD 37개 회원국 중 33위에 그쳤는데, 이는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그렇다면 이제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음을 열 때가 됐다. 현재 국회엔 근로시간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개정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년 봄 제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사장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지금의 민주당 위세와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라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개혁은 어떻게든 막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글로벌 선도 기업·제품의 탄생까지 망치는 죄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이 일찍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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