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人문화] "문화접근성은 모든 대상 아울러야"…시대와 함께하는 리움미술관
"문화시설로서의 미술관·박물관의 접근성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활동 전반에 대해 다뤄져야 합니다.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계층과 대상을 아울러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김정현 리움미술관 운영실 수석은 리움미술관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신체적 감각을 포용하며 문화접근성을 강화해 나가는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애유무를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이 문화예술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걸림돌로 '비용 부담'과 '시간 부족', '먼 거리'를 꼽았다. 가장 큰 걸림돌인 비용 부담에 대해 리움미술관은 관람료 무료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재개관 기획전과 상설전은 무료로 운영하고,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 문화누리카드 소지자와 장애인·국가유공자의 관람료는 전면 무료화했다. 추가적 혜택을 주기 위해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지난 23일에는 서울 용산구·마포구·강북구·성동구·은평구 가족센터 등 8개 기관과 협력해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자녀 200여 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고미술 상설전', 기획전 '강서경展' '김범展'을 관람하며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두루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삼성 관계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삼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특별공연을 마련해 언어·문화적 장벽을 초월한 공감을 나눴다.
초청 행사는 참석자들이 쾌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정기휴관일인 월요일에 진행한다. 관람 시에는 전시와 미술관 공간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는 '디지털가이드'를 이용해 자유롭고 편안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리움의 '디지털가이드'는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4개국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행사 중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다국어 문자통역 솔루션을 통해 영어·아랍어·베트남어·일본어·러시아어·스페인어·중국어·태국어 8개국 언어 실시간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움미술관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총 4회에 걸쳐 장애인과 어르신 등 약 600여명 을 초청해 관람 행사를 가졌다. 지리적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재개관 기획전인 '인간, 일곱개의 질문', 호암미술관의 '야금: 위대한 지혜'전의 지역 순회전을 열었다. '인간, 일곱 개의 질문'전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관람객 3만명을 기록했고 '야금: 위대한 지혜'전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4만명, 국립김해박물관에서 10만명을 끌어모았다.
리움미술관은 지난 24일부터 색맹·색약 등 색각 이상을 가진 관람객들의 전시 관람을 돕는 보정안경도 도입했다. 지난 5월 호암미술관이 재개관하면서 보정안경을 국내 미술관 최초로 비치해 무료로 대여한 것을 리움미술관에서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색각 이상 보정안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국내 예비사회적기업과 협업해 전시장 내부 색온도와 실내 관람 환경 등에 적합하고 미술품 감상에 도움이 되는 투명도의 렌즈를 수개월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이번엔 호암미술관 운영 사례를 통해 측광 유입을 막는 새로운 안경 디자인을 개발하고 보정용 특수 렌즈에 최적화한 안경테 디자인을 적용했다.
리움미술관은 아울러 수어해설 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지난해 대표 소장품 15점에 관한 영상을 만들었고, 올해 상반기에 11점에 관한 영상을 추가 제작했다. 콘텐츠가 현장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 전 과정을 청각장애인들이 주도했다.
접근성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감각 너머'를 올해도 실시했다. '감각 너머'는 청각장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감상 프로그램이다. 전시장을 특정 시간에 미래세대를 위한 전용공간으로 내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WE'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공해 각 3000명가량이 참여했다.
이동 편의성을 위해서는 지난 6월부터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오가는 정기 셔틀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초기 3주 정도 운행한 결과 평균 20명의 관람객이 탑승했다.
김 수석은 "접근성 개선을 위해 워크숍, 학술행사 등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라며 "관람객 당사자와 전문 기관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담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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