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양평道 공세에 "타진요 같다"…김민기 "오만해"
여야가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논란'을 놓고 거세게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수많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원희룡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핵심을 비껴간 사안들을 가지고 야당이 정쟁을 유도한다며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야당의 공세에 대해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발언해 야당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타진요 사건은 2010년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타진요)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타블로에게 학력 위조 누명을 씌웠던 사건을 말한다.
또 "과업 계획서의 일부를 삭제하게 하는 공문서 변조를 지시한 국토부, 과업 계획서에 지표 및 지질조사가 포함돼있음에도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지질조사는 하지 않는다고 위증한 용역사, 남한강휴게소 운영에 대한 한국도로공사의 특혜성 사업자 선정 의혹 등이 구체적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처벌을 위해 위증과 공문서 변조 등을 저지른 국토부, 용역사, 양평군 등 관계자들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남한강휴게소 운영권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조치 등을 강구해줄 것을 위원장에게 요청드린다"며 "또 도로 사업의 난맥상에 대해 원 장관의 사과를 반드시 받고 국감을 진행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조오섭 민주당 의원도 "계속 (여당에서) 정쟁이라고 말하는데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이고, 주무 부처가 국토부"라며 "이게 어떻게 정쟁이라는 것인지 모르겠고, 국정감사를 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다뤄야 할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민생을 위해 써야 할 힘을 정쟁으로 허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며 "수개월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나 국정감사를 통해 (야당이) 양평고속도로 사업에 대해 정치적으로 공격했으나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안이 타당성 조사를 거치며 어떤 노선이 가장 적합한지 검증하는 와중에 있다"며 "노선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이걸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남한강휴게소 문제도 발주받은 업체의 대표와 대통령이 연생도 다르고 학과도 다르다. 서울대를 졸업하면 이제 기업도 못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한준호·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KDI(한국개발연구원) 직원과 김선교 전 의원 등의 증인 채택을 재차 요구하자 "여야 간사가 (부르지 않기로) 합의한 사안이니 다른 의견이 있다면 자당 내에서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도 "핵심은 누가, 왜, 어떤 방법으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냐는 것인데) 지금 노선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야당은) 핵심이 아닌 사안을 가지고 정쟁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한강휴게소 문제도 대통령 테마주라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 (해당 회사가) 16년도에는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테마주였다"고 했다.
원 장관은 "지금 (야당에서) 넉 달째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 외압에 의해 (노선을) 변경했다고 주장하는데 단 하나의 근거도 나온 게 없다"며 "계속 지엽적인 사안들에 대한 지적만 계속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민기 위원장은 "그걸로 끝이냐. 타진요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원 장관은 "직접 찾아보라"고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원 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해 "오만하고 거만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적어도 위원장의 말에 장관이 저잣거리에서 누가 길 물어보는 것에 답변하듯 '찾아보세요'라고 하는 게 (제대로 된) 답변이냐"며 "여야 의원들이 말한 것을 토대로 위원장이 물은 것인데 그렇게 답변하는 건 매우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답변 태도를 지켜보겠다. 마지막 경고다"라며 "답변 태도를 똑바로 하고 목소리도 크게 (하고), 마이크를 당겨서 답변을 잘하시라"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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