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3][단독]지역아동센터·체육관 786개소 37%가 유해 중금속 기준치 ‘부적합’
서울 A 지역아동센터에서는 2020년 환경안전진단 결과 기준치의 41배를 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전북 B센터는 44배를 넘긴 사례도 있다. 이듬해인 2021년 강원도에서는 기준치를 31배 넘긴 사례도 나왔다. 이중 대부분이 납이었다. 지난해 검사에서는 경기도 내 지역아동센터 3곳에서 기준치 20~22배를 넘긴 사례가 속출했다.
지역아동센터·초등학교 체육관의 37%가량에서 어린이 활동공간 환경안전 관리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됐다. 특히 수도권 지역아동센터의 비율이 높았다. 환경부가 문제를 알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2년 전국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체육관 786개에 대한 환경안전진단 결과를 보면, 291곳(37%)에서 어린이 활동공간 환경안전 관리기준을 초과했다.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체육관은 법상 ‘어린이 활동공간’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사각지대다. 환경부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은 2020년부터로, 이전에는 실태조차 알려지 있지 않았다. 어린이 활동공간에서는 실내공기질을 검사해 폼알데하이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기준치 이하인지를 확인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 바닥에 사용되는 목재에 유해 방부제가 있지는 않은지, 실내·실외 페인트 등이 중금속 기준에 적합한지 등도 점검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의 점검 결과를 보면, 전국 곳곳의 702곳을 점검한 결과 259곳(36.8%)이 환경안전 관리기준을 초과했다. 특히 서울·인천·경기는 각각 70곳 중 35곳(50%), 인천은 72개 중 36곳(50%), 경기는 158곳 중 74곳(46%)이 기준을 넘겼다. 전북도 53곳 중 24곳(46%)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서울에서는 최대 ㎏당 4만1865㎎에 달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기준치의 41배에 달하는 수치다. 인천, 경기에서도 각각 최대 kg당 2만8340㎎, 2만6074㎎이 검출된 곳이 있어 기준치의 26~28배를 넘겼다. 중금속 농도는 도료(페인트)와 마감재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납, 카드뮴, 수은, 6가 크로뮴의 총합을 나타낸 것이다. 중금속이 체내에 축적되면 중독 증상을 일으켜 심혈관병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인천에서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가 ㎥당 1만5213㎍(마이크로그램)이 나온 곳도 있어, 기준치의 38배를 넘겼다. 경기에서도 기준치를 32배 넘긴 곳이 있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벤젠, 톨루엔 등 건축자재, 페인트 등에 많이 있는 대기 중 쉽게 증발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이다. 주로 호흡·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혈액 장애, 빈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초등학교 체육관은 전체 81개 중 31곳(36.9%)이 환경안전 관리기준을 넘겼다. 다만 국내 인구의 약 35%가 몰려 사는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에서는 조사조차 이뤄지지 못 했다. 법정 시설이 아니라 협조를 구해서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해당 학교, 센터 등이 협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환경안전 관리기준을 넘긴 시설 290개 중 환경부가 환경 개선을 지원한 곳은 90곳에 불과한 상태다.
이 의원은 “부적합 시설중 환경개선 지원이 조치되지 않은 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환경부가 사실상 아이들 건강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심각한 직무유기다”라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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