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김연경'이 '한국 김연경'꺾었다→'국내 최초 이슬람 선수' 정관장 메가 '인생경기' 펼쳤다

인천=심혜진 기자 2023. 10. 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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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31득점으로 흥국생명전 역전승 이끌어
울음이 터진 정관장 메가(오른쪽)./KOVO
눈물 흘리는 정관장 메가./KOVO
눈물 흘리는 정관장 메가(오른쪽)./KOVO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2023~2024 도드람 V리그'는 처음으로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했다. 그래서 각 팀에는 외국인 선수가 2명씩 있다. 특히 여자부 정관장은 특이하다. 대한민국 구기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선수가 뛰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정관장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이다.

무슬림이다보니 메가는 히잡을 쓰고 경기에 임한다. 히잡 뿐 아니라 노출을 금하는 율법 때문에 하의도 반바지 안에 레깅스를 입는다. 상의도 마찬가지다.

메가의 고향은 인도네시아다. 베트남과 태국 리그에서도 뛰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김연경'만큼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 김연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다. 185cm의 장신으로 공격수인 만큼 전후위에서 안정적인 공격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메가가 진짜 김연경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인도네시아 김연경'이 한국의 김연경을 잡은 것이다. 

정관장은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2(21-25, 26-28, 25-22, 25-7, 18-16)로 역전승했다. 김연경과 김수지가 버틴 흥국생명에 시즌 첫 패를 안겼다. 3연승 후 첫 패배. 정관장은 GS칼텍스전에서 무기력하게 당했던 패배를 말끔히 씻어내면서 2승1패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메가는 김연경 앞에서 김연경 보다 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메가는 양팀 통틀어 31득점으로 최다 득점자가 됐다. 김연경은 25득점에 그쳤다.

정관장 메가(오른쪽)가 눈물을 흘리자 동료들이 달래주고 있다./KOVO

메가의 활약이 돋보인 것은 2세트부터였다. 공격력이 폭발했다. 김연경과 공격수 맞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세트는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1, 2세트를 내주며 0-3 패배가 점쳐지던 3세트에서 메가는 경기 중반 천금같은 블로킹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팀의 25-22로 세트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세트에서도 메가는 13-14 한점만 내주면 패하는 순간에서도 공격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듀스로 끌고 갔다. 정관장은 듀스 상황에서 다시 메가와 지아 두 용병의 연속 득점으로 거함 흥국생명을 물리쳤다. 그것도 정말 다시 연출할 수 없을 정도의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메가는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주저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MVP로 선정되며 인터뷰에 나선 메가는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 감독님과 선수,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가족에게도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잘 우는 것 같다(웃음). 감격스러움 아닐까 싶다"고 대견해했다.

한편 메가는 경기 내내 히잡을 쓰고 경기에 임했다. 히잡으로 인해 메가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히잡이 네트에 스쳐도 반칙, 터치네트이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긴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경기에 임하는데 머리카락이 네트에 닿아도 터치네트는 아니다. 신체의 일부인 머리카락이 닿았는데도 터치네트는 아니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정한 룰이다. 수비를 하다 공을 피하던 도중 머리카락에 공이 맞고 아웃되더라도 '터치'로 인정되지 않는다. 

정관장 메가./KOVO
정관장 메가./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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