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상승세 주춤...수급불안 지속

2023. 10.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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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아파트 전세값 상승폭 축소
전세 수요는 증가세...수급지수↑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강북 일대 아파트와 빌딩들이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전세 시장이 혼란스럽다. 상승세가 컸던 가을 이사철을 지나면서 한쪽에선 오름세가 주춤한 데, 다른 지역에선 급등세가 여전하다. 고금리 기조 등으로 아파트 매입 부담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전세를 찾는 이들이 증가해 수급 불안이 나타나는 지역도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3% 올라 7월 네번째주 이후 10주 연속 오르고 있다. 수도권은 0.24%나 뛰어 6월 마지막주 이후 14주 연속 상승했다. 경기도가 0.31% 뛰면서 수도권 상승세를 이끌었고, 서울은 0.18%, 인천은 0.1% 각각 오르면서 가을 전세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 및 수도권 모두 상승폭은 전주 대비 각각 0.02%포인트 줄어 오름세가 다소 약해졌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전세 상승 추세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세 수요는 여전하다. 최근 금리가 오르며 매매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전세를 구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3.3을 기록했다. 이달 첫째주(92.7)와 비교하면 0.6p 올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았던 2월 둘째주(2월 13일)과 비교하면 20p 이상 상승했다. 수도권(94.3→95.2)뿐만 아니라 지방(91.2→91.6)도 올해 들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5.3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하회하면 임대를 내놓은 집주인이 많고, 상회하면 세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만6964건, 이 중 전세는 1만337건으로 60.9%에 달했다. 올해 1월 해당 비중은 55.2%에 그쳤는데, 꾸준히 늘며 60%대에 안착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내 주요 지역은 국지적 수급 불안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 중에는 전세보증금을 부동산 호황기이던 2년 전보다 높여 갱신계약을 체결한 사례들도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의 선호도 높은 단지를 위주로 전셋값이 전고점 대비 80~90% 수준까지 회복하고 신고가 사례가 나오는 등 회복세를 보이자 증액 갱신 사례까지 목격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152㎡는 지난달 7일 전세보증금 33억6000만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을 사용해 2년 전 보증금 32억원의 5% 수준인 1억6000만원 높여 계약을 연장했다. 2년 전 신규계약을 체결할 당시인 2021년 6월 같은 타입 전세 시세가 25억~29억 수준으로 시세 대비 높은 금액에 계약이 체결됐음에도 1억6000만원을 올렸다. 현재는 시세가 34억5000만~39억원 수준인데 이를 고려해 세입자가 최대 5%만 인상할 수 있는 갱신권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 ‘용산파크자이’는 지난달 9일 보증금 8억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2021년 7월 신규계약 체결 보증금이 7억56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400만원 올려 계약했다. 당시 같은 타입 시세가 7억~7억5000만원 수준으로 시세 대비 높게 계약이 체결됐지만 갱신계약 때 가격이 더 올랐다. 송파구 대표적 대단지 헬리오시티에서도 증액갱신계약이 체결됐다. 헬리오시티 전용 39㎡는 지난 11일 보증금 4억9610만원에 갱신계약을 맺었다. 2년 전 신규계약 보증금 4억7250만원 대비 2360만원 높였다.

성동구 ‘텐즈힐 1단지’ 전용 84㎡ 또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2년 전 대비 1억500만원 높여 갱신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3일 보증금 8억4000만원에 갱신계약을 맺었는데 2년 전엔 7억3500만원이었다. 당시에도 갱신권을 사용해 종전 보증금 7억원에서 7억3500만원으로 올려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는데 비슷한 시기의 신규계약(6억8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고은결·신혜원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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