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주민, KB신탁 상대 소송 예고

2023. 10. 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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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지침에 위법사항이 발견돼 시공사 선정이 중단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의 소유주들이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에 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김성환씨 등 한양아파트 소유주 104명은 KB 신탁을 상대로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 중단에 대한 원인규명과 배상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23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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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선정 중단 원인 규명 요구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설치한 홍보관앞에서 홍보요원들이 소유주들을 맞이하고 있다. 서영상 기자

입찰지침에 위법사항이 발견돼 시공사 선정이 중단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의 소유주들이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에 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문성을 갖춰야 할 신탁회사의 잘못으로 소유주들에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김성환씨 등 한양아파트 소유주 104명은 KB 신탁을 상대로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 중단에 대한 원인규명과 배상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23일 발송했다.

김씨는 “단 하루만에 580여명의 소유주 중 103명이 넘게 동의서를 작성했다”면서 “결국 사업이 지연되는 것이 기정 사실이 된 지금 시공사를 뽑는 절차만 다시 하면 되는 것인지 사업이 초기 단계부터 다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지 아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난 7월) 첫 입찰공고에도 문제가 있어 입찰을 철회하는 등 한 두 번의 실수가 아닌 이상 시스템적인 부분에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하지만 KB신탁은 여러 핑계를 대면서 운영위원회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탁방식을 조합방식으로 바꾸거나 시행사 교체까지도 염두에 두는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신탁회사를 바꾸는 것은 계약서 등을 따졌을 때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가장 합리적이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사인 KB신탁에서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공사 선정 중단 후 뒷처리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등포구청 등에 따르면 구청은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을 상대로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관련 민원 알림 및 조치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구청에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를 취해 이달 말까지 회신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민원으로 ▷어린 아이들이 뛰어놀 놀이터가 건설사들의 홍보장소가 되는 것은 소유자가 아닌 입장에서 부당함 ▷홍보시설로 인해 단지내 주차가 여의치 않고 혼잡해 아이들의 보행안전이 우려됨 ▷해당 아파트 시공자 선정으로 인해 주변 아파트 단지에 미승인 외부차량 증가 등 피해가 발생한다는 내용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난 25일 기자가 찾은 한양아파트 놀이터 역시 각 회사의 홍보관 문이 아직도 활짝 열려 있었다. 사업을 이끄는 시행자가 입장을 내지 않으니 각 건설사들도 철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눈치작전만 하는 모양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2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동, 아파트 956가구 및 오피스텔 128실 규모의 국제금융중심지 기능 지원단지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다.

KB신탁은 지난 8월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며 입찰공고를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입찰내용과 관련해 정비구역이 현재 확정된 정비계획과 다르고, 정비사업 구역 지정을 받은 범위 또한 초과했다며 진행중인 입찰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KB신탁은 애초 이달 29일로 진행된 시공사선정 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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