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높은 곳에 사는 포유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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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던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연구팀이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해발고도 6000미터 이상 고산지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푸나데바카스잎귀쥐(학명 Phyllotis vaccarum)의 미라를 발굴했다.
제이 스톨츠 미국 네브라스카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사이 안데스산맥 해발 6029~6233미터 고산지대 정상에서 몇 십 년 전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푸나데바카스잎귀쥐들의 미라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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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던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연구팀이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해발고도 6000미터 이상 고산지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푸나데바카스잎귀쥐(학명 Phyllotis vaccarum)의 미라를 발굴했다. 포유류가 저온·저산소 환경에서도 생존했다면 이와 비슷한 환경 조건을 가진 화성에서도 거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이 스톨츠 미국 네브라스카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사이 안데스산맥 해발 6029~6233미터 고산지대 정상에서 몇 십 년 전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푸나데바카스잎귀쥐들의 미라를 발견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해발 6739미터의 인근 유야이야코 화산에서 살아있는 채로 발견한 잎귀쥐와 비교한 결과, 두 종이 같은 쥐종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포유류가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오랜 기간 서식해왔으며 물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최고 고도' 기록을 경신했다고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금까지는 에베레스트산 해발고도 6200미터 지대에서 발견된 토끼목 '우는토끼(pika)'가 최고 고지대에서 생존한 포유류로 알려져 있었다.
첫 번째 쥐 미라가 발견된 곳은 칠레와 아르헨티마 경계면에 위치한 해발 6029미터인 살린 화산 정상 바위더미다. 우연히 미라를 발견한 연구팀은 해당 구역의 나머지 바위들을 샅샅이 뒤져 미라 7구를 찾아냈다. 이후 본격적인 '미라 채집'이 시작됐다. 안데스 산맥에 속하는 21곳 화산 정상을 모두 조사해 쥐 미라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이중 해발고도 6000미터 이상인 화산은 18곳이었다. 그 결과 쥐 미라 13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일부 지역에선 쥐 미라를 제외하고도 다른 쥐들의 유해가 함께 발견됐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적용한 결과 쥐 미라는 길어야 수 십 년에서 350년 쯤 된 것으로 추정됐다.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쥐 미라의 정체는 잎귀쥐 종에 속하는 푸나데바카스잎귀쥐로, 연구팀이 2020년 근처 유야이야코 화산에서 발견한, 현존하는 잎귀쥐와 같은 종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포유류가 지금까지 한계로 여겨져 왔던 고도를 뛰어넘어 더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고도가 높은 지역은 산소가 희박한데다 온도도 매우 낮기 때문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충분한 산소가 필요한 포유류 등 온혈동물이 오랫동안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또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몸에서 열을 더 빨리 방출하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 드는 에너지가 더 크다.
스토츠 교수는 "제대로 훈련된 등산가라면 극단적인 고도까지 견딜 수 있겠지만, 쥐가 60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서식했다는 건 우리가 지금껏 소형 포유류의 생리학적 허용범위를 과소평가해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포유류가 화성 수준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발견"이라고 이번 발견의 의의를 밝혔다.
잎귀쥐들이 어떤 경위로 바위과 얼음으로 뒤덮인 고지대에 서식하게 됐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잉카 문명과 관련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잉카문명은 500년 전에 번성했기 때문에 미라가 된지 약 300년 된 푸나데바카스잎귀쥐의 번식을 설명하긴 부족하다는 게 연구팀의 시각이다. 연구팀은 향후 이들의 생리적 특성을 조사해 저산소 조건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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