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폐사 물고기로 사료 만든 제주지역 수협 적발

서귀포해경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협 관계자 등 검찰 송치

항생제가 남아있는 폐사 물고기로 사료를 만들어 판매한 수협이 해경에 적발됐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제주지역 모 수협 관계자 A씨와 유통업체 대표 B씨, 사료제조업체 대표 C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피의자뿐만 아니라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해당 수협과 업체도 송치됐다.

해당 수협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물용 의약품인 항생제 '엔로플록사신'이 남아 있는 폐사 물고기로 만든 양식장 물고기용 사료 175t(시가 2억5천만 원)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다.

문제가 된 엔로플록사신은 양식어류의 소화기, 호흡기, 세균성 질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잔류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양식어류에 사용할 수 있지만, 상품으로 출하할 때는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 해경은 해당 수협이 사료에 대해 항생제 잔류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아울러 해당 수협은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돼지 부산물 분말을 섞은 배합사료 1만5천t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원료 표시사항에 '육분'을 표시하지 않고 팔아 300억 원의 매출을 거둔 혐의다.

해경에 따르면 해당 수협은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 사료를 제조할 때 육분을 사용했지만, 도내 양식업계에서 육분이 혼합된 배합사료 사용을 꺼려한다는 이유로 '육분' 표기를 하지 않았다.

적발된 유통업체는 문제의 수협에서 만든 사료를 사들여 전국 각지로 유통한 혐의다.

사료제조업체의 경우 유통업체로부터 싼값에 사들인 문제의 사료를 양식업체들이 선호하는 고가의 '칠레산'으로 표기한 포장지에 담아 도내 소매업체 3곳에 팔아 9억 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서귀포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수협에서 불법 사료를 만들어 팔아 양식산업 전반의 신뢰를 하락시켰다.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