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서 50대 동료 선원 폭행·살해한 40대, 항소심도 징역 10년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자신에게 존댓말을 안 한다며 어선 동료를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27일 오전 10시 3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쓰러진 피해자의 배와 가슴을 수차례 가격하고 침실 입구에 튀어나온 모서리를 잡고 뛰어올라 배를 밟는 등 수차례 폭행을 저질렀다”라며 “30분 내지 40분 동안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등 당시 피고인은 사망 결과 가능성 및 위험성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살인은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중요한 범죄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라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일방적으로 폭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량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도 않았으며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4일 오후 9시께 충남 태안군의 한 항구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동료인 피해자 B(52)씨가 자신에게 존댓말 하며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비꼰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 살해한 혐의다.

특히 B씨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뛰어올라 발로 짓밟는 등 약 30분에 걸쳐 폭행을 저질렀고 B씨가 바닥에 쓰러졌음에도 근처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를 흔들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같은 날 오전 3시까지 다른 선원이 경찰 등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막고 범행 현장에서 술을 마시는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며 사람의 생명이라는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해 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며 징역 10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고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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