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의 라스트 댄스] ② 2번째로 길게 있었던 '울산현대'···그리고 영광의 시간
이근호 선수의 프로 생활 20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팀은 대구FC입니다. 2023년까지 포함해 5시즌을 대구의 유니폼을 입었죠. 그리고 대구 다음으로 긴 시간을 보낸 팀은 바로 '울산현대'입니다. 2012시즌과 2018~2020시즌을 울산 소속으로 보낸 이근호, 말 그대로 울산에서의 시간은 이근호 선수에게 K리그 최고의 순간이 함께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이번 주말 선수로 마지막 방문이 될 울산 원정을 앞둔 '이근호' 선수의 여정에 앞서 대구MBC 특별기획 '이근호의 라스트 댄스' 두 번째 편은 울산에서 보냈던 이근호의 시간을 추억해 봅니다.
대구 떠나 '일본'···다시 돌아온 K리그 '울산'
인천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이근호 선수는 대구FC에서 그 진면목을 K리그 전체에 알렸고, 대표팀까지 뽑혔습니다. 국내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한 이근호는 높아진 위치 속 K리그 우승권 팀들의 주목을 받았고, 해외 진출도 타진했는데요. 유럽을 노렸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근호는 결국 K리그 팀과의 계약도 놓치며 J리그행을 결심합니다. 주빌로 이와타에서 시작한 이근호의 시간은 감바오시카로 이어지며 우여곡절 끝에 3년이 흘렀습니다. 2009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지만, 여름까지 시도했던 유럽 진출을 실패합니다. 거기에 2010시즌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탈락하는데요. 2011년 감바오사카에서 이근호는 말 그대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J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다시 보이며 대표팀에도 합류한 이근호, 하지만 군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이 커진 끝에 K리그 복귀를 결심합니다.
2012시즌 K리그 복귀를 앞둔 이근호에겐 J리그에서 발생한 위약금과 국내 원소속 팀이었던 대구FC에 줘야 할 보상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러 계약 관계에 있어 일본팀과의 위약금 문제를 자비로 해결한 이근호, 여러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며 다시 돌아온 K리그 팀은 이근호의 영광의 시간을 함께한 '울산현대'였습니다.
2012 AFC 올해의 선수, 울산의 ACL 무패우승을 이끌다
K리그에 다시 돌아온 이근호는 말 그대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맹활약을 선보입니다. K리그에서는 본인의 커리어 중 2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했고, AFC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 강렬한 활약을 선보입니다. ACL 12경기에서 4골과 6개의 도움, 클럽월드컵에서도 1골을 넣는 등 시즌 합계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팀 역시 이근호의 활약에 힘입어 ACL 전 경기 무패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리그에서는 5위라는 성적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아시아 무대를 지배했다는 건 대단한 업적인데요. 2012년 AFC 올해의 선수상을 이근호가 받았다는 건 분명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일 겁니다.
울산에서 보낸 강렬한 시즌을 바탕으로 이근호는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도 자리하는데요. 강렬했던 시즌, 울산에 우승 트로피를 남기고 이근호는 입대와 함께 상주상무로 떠납니다.
다시 돌아온 울산···대구로 돌아오는 계단
상주상무에서 전역한 이근호는 다시 한번 해외 진출을 노립니다. 카타르의 엘자이시SC행을 결정한 건데요.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일단 전북현대로 K리그 복귀를 이룹니다. 이어 제주유나이티드와 강원FC를 거친 이근호는 2018년 6월 다시 울산현대로 돌아옵니다. '2.5+1년'이라는 계약으로 2020년까지 울산과의 시간을 약속했는데요.
흐르는 시간의 속도는 거침이 없었고, 선수 이근호의 플레이타임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준우승만을 맛본 아쉬움도 함께했지만, 울산에서의 마지막 시즌으로 남겨진 2020년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또 한 번의 우승컵을 팀에 안겨줍니다. 그리고 이 트로피는 아마 선수 이근호의 마지막 우승컵이 될 듯한데요. 2007년 대구FC에서 1군 무대에서 활약한 뒤 유일한 무득점 시즌이었던 2020년을 뒤로 하고 이근호는 본인과 인연이 깊던 울산 유니폼을 벗고 다시 고향과도 같은 대구로 향합니다.
이근호 선수가 대구FC 다음으로 긴 시간을 함께한 울산현대, 그 팀을 선수로 만나는 마지막 순간은 본인에게도 익숙한 울산 문수경기장입니다. 대구는 울산 원정에서 리그 승리가 없다는 징크스가 있는데요. 과연 이근호가 많은 영광의 기억이 겹쳐진 이곳에서 대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일요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그의 마지막 순간이 겹쳐져 더욱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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