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장관 워싱턴서 회담 “건설적 논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국무부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왕 부장은 “중국과 미국이란 우리 두 강대국 간에는 이견과 모순이 있다. 동시에 우리는 중요한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고, 함께 대응해야 할 위기도 있다”며 “중·미 양측에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 이틀 간 하게 될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며 “왕 부장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했다.
왕 부장의 미국 방문은 11월 중순으로 예견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를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상호 간의 수출 통제 등의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고 정상회담 의제와 결과 발표시 이런 이견들을 어떻게 다룰지를 협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다음달 15~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11월 APEC을 계기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만남이 확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28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만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이 통례지만, 아직 양측이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회담 전 기자들 앞에 선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을 미국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앞으로 이틀 간 하게 될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2문장으로 인삿말을 마치자, 왕 부장은 “아주 짧다”며 자신의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왕 부장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됐다”며 “중국과 미국이란 우리 두 강대국 간에는 이견과 모순이 있다. 동시에 우리는 중요한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고, 함께 대응해야 할 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왕 부장은 “그러므로 중·미 양측에는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를 재개해야만 할 뿐만 아니라, 그 대화는 심도 있고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런 대화를 통해 우리가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줄이며, 끊임 없이 공통의 인식을 확대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중·미 관계 악화가 멈추고 한시바삐 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경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관계에서는 귀에 거슬리는 잡음도 때로 나오지만 중국은 이에 담담하게 대응한다”고 했다. 이어 “왜냐하면 시비를 가리는 기준은 누가 더 강한 완력이나 더 큰 목소리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중·미간 (수교의 바탕이 된) 3개 공동성명의 규정을 따르는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적 규범에 부합하며 시대 진보의 조류에 순응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최종적으로는 사실이 모든 것을 입증하고, 역사가 공정한 평가를 하리라 확신한다. 다시 한 번 블링컨 장관의 초청에 감사하며, 우리의 논의가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긴 발언 후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의 발언에 동의한다. 환영한다”며 모두 발언을 마쳤다. 중국 당국이 리커창 전 총리의 사망 사실을 발표하기 전 회담이 이뤄져 그에 관련된 공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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