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이길 확률 0%의 무모한 전쟁인데 하마스가 노린 것은?

심영구 기자 2023. 10. 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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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부탁해] 성일광 교수에게 듣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 센터 교수에게 듣다


초기에는 이스라엘 민간인이 너무 많이 죽었거든요. 1,300명, 1,400명까지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기습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스라엘판 진주만 공격이라고나 할까요? 9.11 테러 비슷한 느낌이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표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전쟁이 확전되거나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으로 공습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1967년부터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있다가 2005년에 완전히 철수를 했는데, 이번 전쟁을 계기로 또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려는 의도가 있을까 봐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점령은 안 된다', 선을 그으면서 이스라엘에 조언을 해주는 것입니다.

실제 이스라엘도 가자지구를 재점령할 의도는 크게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230만 명이라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있는데 그걸 이스라엘이 다 통치하고 음식이나 생활과 같은 모든 걸 책임지는 건 어려운 일이죠. 따라서 이스라엘도 그런 의도는 적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을 긋고 나온 것 같습니다.

Q. 지상군이 진입해도 일정 기간 지나면 이스라엘은 철수할 가능성이 큰 거네요?

그렇습니다. 이전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하마스의 전쟁도 같은 양상이었습니다. 이집트가, 혹은 카타르라는 국가가 중재해서 휴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안 되면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을 어느 정도 마친 후 일방적으로 군인들이 가자지구를 빠져나오면서 철수하는 것이죠. 그래서 무언의 휴전과 같은 양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야아코프 아미드로르 / 전 이스라엘총리 국가안보보좌관
우리들은 당신들이(한국) 가지고 있는 것, 비무장지대를 만들 겁니다. 가자 주변은 무인지대가 될 것이고 누구든 그곳에 들어가면 총격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계속되는 하마스의 도발, 헤즈볼라의 참전을 기다리나?

Q. 하마스가 다시 예루살렘 쪽에 미사일을 쐈다고 하는데, 끊임없이 계속 도발하는 것은 다른 목적에서인가요?

지금 이 시간은 사실상 이스라엘의 무기가 월등히 우월하기 때문에 하마스는 다른 방안, 다른 무기를 써서 공격할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 대부분은 아주 사거리가 짧은, 가자지구 인근 마을만 공격할 수 있는 로켓만 가지고 있죠. 특별히 이스라엘에 대항해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는 가운데, 사실상 이스라엘군이 언제 들어올지를 기기다리고 있는, 수세에 몰린 상황입니다.

Q. 헤즈볼라까지 참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이번 전쟁의 확전 가능성도 있을까요?

네, 저는 절반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란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두 단체거든요. 쉽게 말해서 이란의 대리 조직이죠. 특히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를 제거하기 위해서 레바논 침공 전쟁을 벌였죠. 그 전쟁이 끝난 다음 이란이 레바논에 헤즈볼라라는 단체를 세워주었습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와 달리 시아파 무장단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앞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공적 이스라엘 앞에서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이 다 힘을 합해 대항하려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요. 헤즈볼라가 이제 어떻게 나올지는 헤즈볼라하고 이란이 결정을 해야 하는 거죠.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 이란 외무장관
헤즈볼라가 마련한 시나리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저항 세력이 취하는 어떤 조치라도 이스라엘에는 대지진이 될 것입니다.

두 국가와 헤즈볼라 단체가 결정을 해야 되고요. 할지 안 할지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분명 헤즈볼라의 부사무총장이죠, 나임 카셈이라는 사람이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가자지구를 공격한다, 특히 지상군을 파견해서 작전을 벌인다면 우리 헤즈볼라는 반드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공언을 했기 때문에 분명히 아마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헤즈볼라가 대응을 할 것입니다.

과연 그 대응이 어느 수준의 대응인가, 이게 이제 관전 포인트고요. 만약에 이스라엘 측에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특히 이스라엘 군인들이 사망을 많이 하게 되면 이 전쟁은 이제 두 개의 전선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만약 헤즈볼라가 전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다면 2차 레바논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들 일생에서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자국 군인이 사망했는데 헤즈볼라를 그냥 가만히 놔둘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보복 공격 아니면 대응 공격을 하기 위해서 아마 전면전 양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정된 건 없고요. 계속해서 이란과 헤즈볼라는 지금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자기들이 참전할 시간과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헤즈볼라는 바로 여기, 레바논에 있죠. 특히 남부지방에 헤즈볼라 대원들이 다 집중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명부대(레바논평화유지단)도 지금 평화유지군으로 저곳에 가 있습니다. 이 문제가 사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부대도 거기 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좀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에서 노린 하마스의 속내는?

왜 하마스가 이렇게 무모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계속하는가를 설명해 드리기 위해서는 하마스 조직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합니다.


하마스라는 조직은 1987년 세워진 단체인데 최고지도자 아흐마드 야신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요인 암살로 이미 죽었고요, 그다음에 최고 결정기구 슈라 위원회가 있고요. 그다음 중요한 것이 무장 조직이 있습니다. 이즈 앗딘 알 카삼이라는 여단이 있는데 이 단체가 지금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계속 치르고 있는 단체입니다.

그리고 이 단체의 수장이 바로 모하메드 데이프입니다. 이스라엘이 이 사람을 요인 암살하기 위해서 수차례 공격했는데,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목숨이 여러 개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별명이 구미호입니다. 지금 이스라엘 가자지구 작전 중 여러 가지 목표가 있겠지만 모하마드 데이프를 쫓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모하메드 데이프
우리는 신의 도움과 힘으로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의 첫 번째 타격을 했고, 5000개 이상의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했음을 알립니다.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게 하마스라는 단체가 단순히 전쟁만 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교육, 구제, 의료 즉 가자지구의 가장 빈민층을 도와주는 단체가 바로 하마스입니다. 이란에서 받은 돈, 옛날 사우디로부터 받은 돈을 활용해 하마스에서 이런 것들을 지원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하마스가 운영하는 유치원도 있고 학교도 많이 있습니다. 모든 걸 무상으로 해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이자 팔레스타인 독립운동 단체, 즉 하이브리드 단체입니다.

이런 단체들이 왜 팔레스타인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을까요?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모든 소셜 서비스를 하마스가 다 수행하기 때문에 선거를 하면 이런 단체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마스를 단순한 단체로 보시면 안 되고, 이런 사회 활동을 보통 우리가 아랍어로 '다와'라고 하는데 기독교의 선교 활동과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거죠.

하마스의 가장 중요한 단체 중 하나로 하마스 정치국이 있습니다. Political Bureau라고 하는데, 이들은 일종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외교를 결정하는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 정치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가자에 없어요.

따라서 여러분은 하마스의 모든 지도자가 지금 가자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오해시고요, 제일 중요한 정치국 단원은 지금 해외에 있습니다. 유유히, 아주 좋은 생활을 하죠. 카타르나 레바논을 유유히 다니면서 최고의 호텔에서 호사를 누리며 의사 정책 결정을 합니다.
 
야아코프 아미드로르 / 전 이스라엘총리 국가안보보좌관
(이스라엘군은) 카타르 5성급 호텔과 중동 다른 지역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지도자들에게도 도달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자지구에 있는 동지들에게 '동지들이 더 싸워보십시오. 우리가 돈을 얼마든지 대줄 테니 열심히 싸우십시오.' 이런 방식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해외 조직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자지구에 있는 단체가 따로 있고 해외에 나가 있는 단체가 또 따로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왜 하마스는 계속 저항을 하는 걸까요? 이들의 독트린은 저항 독트린이에요. 저항을 아랍어로 무까 와마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은 무조건 대이스라엘 항전을 해야 해요.


그것이 이 사람들의 의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이 약하더라도 해야 하는 겁니다. 원래는 힘이 강해야 적을 공격할 수 있는데, 이들의 독트린에 따르면 힘이 약하더라도 계속해야 하는 거죠. 그다음에 끊임없는 저항, 영원한 저항이에요. 이런 독트린을 아셔야 이 사람들이 왜 가자 주민이 저렇게 죽어 나가는데 전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6년, 2008년, 2012년, 2014년에 전쟁을 하고 지금 2023년에 다시 하고 있는데, 끝나고 나면 2025년에 또 전쟁을 할 수도 있어요.

이 사람들에게는 무장 저항이라는 것이 존재의 이유기 때문에 우리의 논리로는 상당히 이해가 안 되지만 계속해서 저항을 하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건설이 안 됐잖아요. 그러니까 될 때까지 계속 저항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우리가 우리가 하마스를 이해해야 하고, 헤즈볼라도 똑같습니다.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모든 것을 다 해주기 때문입니다. 복지, 의료, 선교 다 해줍니다.


헤즈볼라에서 가장 가난했던 사람들이 시아파였는데, 레바논 남부에서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1982년에 그 사람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란이 헤즈볼라 단체를 세우고 엄청난 자금을 투입을 해서 모집한 거죠.

시아파 무슬림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헤즈볼라 단체를 만들어서 사실상 레바논이라는 국가를 시아파 이슬람 국가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통 우리가 '혁명 수출'이라고 합니다. 이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주변국으로 혁명을 수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진정한 이슬람 국가는 평등한 국가지 왕정 국가가 아니다, 그러니까 사우디나 걸프 국가가 잘못됐다고 보는 거예요. 자기들의 시스템이 맞다, 그래서 모든 국가들이 다 혁명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혁명을 수출하고 그 첫 번째 작업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세워주었던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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