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카카오에 2000억원 벌어준 카뱅…경영안정성에 ‘타격’

2023. 10. 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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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카뱅 통해 지분법익 482억 본 카카오
긴 법리공방 예상…카뱅 대주주 리스크는 ‘현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26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의혹을 받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카카오뱅크 여의도오피스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감독원이 카카오 법인을 검찰에 송치함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변경 등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서는 업계 안팎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같은 법적 다툼이 분명 인터넷은행에서 선두주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영안정성에 치명타를 입힐 거란 전망이다.

카뱅 지분법익 매년 20~70%씩 성장…카카오 유일무이 ‘효자’ 계열사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전날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곳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개인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의장 및 임원들 개인이 아닌, 법인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카카오뱅크 매각 시나리오는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가 최종적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현행법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대주주는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선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19년 어렵게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자리를 한국금융지주로부터 넘겨받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로부터 매년 수백억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아닌 한국금융지주 자회사로 설립됐다.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가 은행을 보유할 수 없었기에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아닌 한국금융지주 자회사로 출범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지분 정리를 거쳐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였던 한국금융지주는 최대주주 자리를 카카오에 넘겨주게 됐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지분법이익은 꾸준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2020년(332억8399만원) 대비 70% 성장한 568억8558만원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또 20% 성장해 연 682억2465만원의 지분법익을 봤다. 올 상반기에는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성장에 성공하며 역대 최대이익을 경신한 영향으로 반년 동안에만 481억7829만원이 카카오에 쥐어졌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100개가 훌쩍 넘는 카카오의 계열사 중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효자’라는 얘기다. 이에 업계에선 카카오가 행정소송 제기 등 카카오뱅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긴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이유다.

일단 법원에서 벌금형 이라는 형벌이 최종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형벌이 확정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분 처분 명령을 받게 되더라도, 카카오의 행정소송이 제기된다면 이는 법리 싸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모든 과정이 끝나는 데는 3~5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형사소송이 3심까지 가야하고, 금융당국의 증선위가 제재를 감행하더라도 행정소송이 남아있다”며 “총선이 끝나면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뱅, 대주주 리스크 피할 수 없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26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의혹을 받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카카오뱅크 여의도오피스의 모습. [연합]

이처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은 먼 이야기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영안정성에는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게 당국과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와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투증권부터 은행지주회사가 되는 데 대한 부담감으로 카카오뱅크의 1대주주를 회피하고 있는 탓이다. 제3자를 1대주주로 맞을 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수년간 리스크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분이 27%가 넘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주주를 맞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 심사를 다시 해야한다”이라며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불확실한 대주주 이슈가 계속 거론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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